불체자뿐 아니라 합법비자·영주권자까지

“신분조사 필요” 이유

한인 구치소 곤욕 속출

연방 이민 당국이 범법 이민자들에 대한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면서 사소한 경범죄로 적발된 뒤 이민국 구치소로 넘어가 장기 구금되는 한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민국은 신분 조사 대상을 불법체류자들 뿐 아니라 합법 비자 소지자들은 물론 영주권자들로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인 이민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LA 동부지역에서 50대 한인 여성 영주권자 이모씨가 한 마사지 업소

에 불시 단속을 나온 경찰에 의해 업소내 다른 사람들과 함게 연행됐다가 이민국 구치소로 이송돼 구금된 채 조사를 받았다. 이씨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별다른 혐의가 없어 풀려났지만 이민국은 영주권자인 이씨의 신분에 대해 확인할 것이 있다며 보석을 불허하고 있다는 것.

이씨의 가족은 “영주권과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데 이민국에서 신분을 조사해야 한다며 구금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경찰도 무조건 이민국에 협조하는 것일 뿐이라며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의류점에서 옷 두어 벌을 훔쳐 나오다 적발돼 경찰에 체포된 유학생 신분의 20대 한인 김모씨도 경범 절도 혐의로 기소된 뒤 보석이 불허된 채 곧바로 이민국 구치소로 넘겨져 10일 넘게 구금을 당한 채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부모가 영주권자이고 본인은 합법적인 유학 비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신분이 명확하지 않아 조사할 게 있다는 게 이민국이 밝힌 이유였다.

이처럼 단순 경범 혐의 등으로 경찰에 적발됐다가 미 시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민국 구치소로 넘겨져 장기간 조사를 받는 한인 케이스들이 많아지고 있다.

변호사들에 따르면 특히 최근 이민국의 신분 조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경찰의 방침이 변경되면서 영주권자를 포함한 합법 신분 체류자들이 이민 구치소로 보내겨 길게는 수개월씩 조사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 형사법 변호사는 “과거 형사법과 관련 불법체류자들이 이민 당국의 추가조사를 받았다면 얼마전부터는 영주권자나 유학생 비자를 소지한 비시민권자들이 이민 당국으로 무차별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이와 관련 변호를 의뢰하는 한인들이 지난 1개월 사이 급증했고 예를 들어 과거 1,000달러의 보석금으로 끝날 사건이 이제는 신분 확인 절차라는 납득 못할 이유로 길게는 수개월동안의 구금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 0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