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교통법규 위반 과정서 불체자 드러나  

어릴적 부모따라 밀입국 인권침해 여부 등 쟁점

애틀랜타에서 불법체류 여대생에 대한 추방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애틀랜타 외곽의 케네소 대학교(KSU) 정치학과 졸업반 학생인 제시카 콜로틀 양(21). 멕시코 출신의 콜로틀은 10세 때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조지아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2006년부터 KSU에 재학하며 변호사를 꿈꿔온 학생.

콜로틀은 그러나 지난 3월29일 교내 주차장에서 차량통행을 방해했다며 캠퍼스 내 경관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효기간이 만료된 멕시코 여권을 제시했다가 다음날 관내 캅 카운티 경찰에 체포돼 수감됐다.

이어 경찰 조사과정에서 불법체류자임이 드러나 지난 5일 앨라배마주 에토와 구류센터로 이송돼 강제 추방절차를 기다리던 콜로틀은 동료 학생들과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구명운동 그리고 다니엘 팝 KSU 총장의 선처 호소로 지난주 풀려났다. 이민세관국(ICE)은 “콜로틀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체류에 대한 조치를 1년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캅 카운티 경찰은 콜로틀양이 경찰조사 과정에서 주소를 거짓으로 진술한 혐의와 관련해 지난 12일 다시 체포해 수감했다가 보석금을 내자 14일 석방했다.

이번 사건은 일단 어린 나이에 자의와 상관없이 부모와 함께 밀입국한 학생과 관련한 사건이고, 단지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더이상 공부를 못하게 하는 현실이 너무 가혹한게 아니냐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또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하나는 미국의 많은 지방 경찰서가 연방 이민세관국(ICE)과 협약을 맺고 수감자들의 체류신분을 확인해 불법체류자로 확인되면 ICE로 신병을 넘길수 있도록 하는 불법체류 단속 프로그램의 인권침해 여부 논란.

캅 카운티는 조지아주에서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만큼 콜로틀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체류자임이 드러나자 ICE에 신고한 것이지만 인권단체들은 가벼운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해 체류신분까지 조사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콜로틀양이 재학중 같은 주 거주학생으로 인정돼 학비 감면을 받아온 점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대학측은 일단 콜로틀양이 불법 체류자임이 드러남에 따라 다음 학기부터는 다른 주 거주자로 분류해 3배 정도 비싼 학비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불법 체류자일 경우 주내 거주 학비감면혜택을 부여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고,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아예 불법 체류자들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기침체로 인한 교육재정난으로 교사와 교수들을 감원하고, 장학금 혜택을 줄이는 마당에 불법 체류자 학생들에게까지 고등교육 혜택을 줄 수 없다는 심리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주립대학교인 KSU의 다니엘 팝 총장이 콜로틀양을 옹호하고 나선 처사가 올바른 것이냐에 대해서도 찬반 양론이 제기되는 등 불법 체류 여대생을 둘러싼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0. 0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