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자들이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쉽도록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를 따로 만들어 연간 1만5,000개의 쿼터를 부여하자는 법안이 연방 의회 상·하원에서 동시에 재발의됐다.
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내 취업길이었던 일반 전문직 취업비자(H-1B)가 매년 높은 추첨 경쟁률로 인해 ‘하늘의 별따기’가 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및 연방의회 연설에 맞춰 다시 발의된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가 실제로 성사돼 취업비자 문호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방 하원에서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인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의원이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제리 코널리(민주·버지니아) 의원과 공동 발의하고, 연방 상원에서는 마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의원과 마크웨인 뮬린(공화·오클라호마) 의원이 공동 발의해 초당적으로 추진되는 이 법안은 미국 정부가 전문 교육과 기술을 보유한 한국 국적자에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직 취업비자(E-4)를 발급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H1-B 비자를 통해 전 세계의 신청자를 대상으로 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하지만, 연간 비자 발급 한도인 쿼터수가 연 8만여 개로 제한돼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이와 별개로 캐나다(무제한), 멕시코(무제한), 싱가포르(연 5,400명), 칠레(1,400명), 호주(1만500명)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5개국에 대해 국가별 연간 쿼터를 별도로 부여하고 있다.
이 법안이 연방 의회 상·하원을 통과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까지 해서 입법이 완료되면 한국도 H1-B 비자와 무관하게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직 비자 쿼터를 확보하게 된다.
이 법안은 지난 2013년부터 연방 의회 회기 때마다 발의됐고 작년 2월에는 연방 하원을 통과하기도 했지만 이후 회기가 바뀌면서 매번 무산돼왔다.
영 김 의원은 27일 “한국은 우리의 중요한 동맹 중 하나이며 특히 인도·태평양에서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계속된 경제 성공과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매우 숙련되고 다양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법안 발의 이유에 대해 밝혔다.
히로노 의원은 “한국과의 협력관계는 우리 양국과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며 “비이민 전문직 비자 확대는 양국 간 교역을 더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고 미국 내 고숙련 노동자 숫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석 기자>
한국일보 발췌
기사발행일: 4/28/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