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민간 학교인증기관 ‘ACICS’(the Accrediting Council for Inde-pendent College and Schools)의 학교인증기관 지위박탈 여부를 놓고 연방 교육부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어, I-20 발급자격 학교 인증에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ACICS에 대한 인증기관 자격박탈을 결정했던 연방 교육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 이 결정을 수차례 유보하면서 사실상 ACICS에 대한 인증기관 자격을 허용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ACICS 단일기관의 학교인증만으로 I-20 발급자격을 유지했던 20개 대학들이 여전히 I-20 발급자격을 유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I-20 발급자격이 중단돼 문을 닫게 될 처지였던 학교들이 교육부의 오락가락 행보로 폐교 직전에 ‘기사회생’하게 된 셈이다.
이민연구센터(CIS)는 지난 11일 연방 교육부가 ACICS에 대한 인증기관 자격박탈 조치 시행을 또 다시 지연시켜 소위 ‘학생비자 공장’학교들이 다시 외국인 학생들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연방 교육부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베치 디보스 연방 교육부 장관은 지난 달 30일 오바마 행정부의 ACICS에 대한 인증기관 박탈 결정이 충분한 검토 조치 없이 이뤄져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ACICS 인증기관 박탈 조치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ACICS는 학교인증기관 지위를 회복하게 됐고, I-20 발급자격이 중단될 뻔 했던 영리목적의 20개 대학들도 I-20 발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가까스로 I-20 발급자격을 유지하게 된 학교들은 LA 소재 퍼시픽 스테이트 유니버시티(Pacific State University)와 메릿 유니버시티, 애너하임 소재 ‘캘리포니아 경영과학 유니버시티’(CALUMS), 샌디에고의 ‘캘리포니아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유니버시티’, 오클랜드의 ‘링건 유니버시티’, 노스웨스턴 폴리테크닉 유니버시티 등 20개 대학들이다. 이들 중에는 한인 소유 학교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 학교들은 I-20 부정발급으로 당국에 적발된 적도 있다.
그러나, 연방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디보스 교육부 장관의 연기 결정에 반발한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19개 주정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랜돌프 모스 연방판사는 지난 12일 “디보스 장관의 결정이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것”이라며 “ACICS 지위박탈 조치 시행을 동결한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결한 것. 하지만, 모스 판사는 이 판결에서 즉각적인 시행을 명령하지는 않아 혼선에 부채질을 했다.
당초 오바마 행정부가 ACICS의 인증자격을 박탈했던 것은 ACICS의 부실한 학교인증으로 인해 영리목적 학교들의 부당한 학비보조금 수령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결정에 따라, 국토안보부도 2017년 1월 ESL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거나, STEM 전공 프로그램을 개설해 I-20 발급 인가를 받은 학교들은 ACICS 이외의 인증기관으로부터 학교인증을 받아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2018년 7월 1일부터 I-20 발급자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ACICS에 대한 학교인증기관 지위 박탈로 인해 미 전국 130개 I-20 발급학교들과 1만 6,000여명의 유학생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재학 중인 학교가 인증을 받지 못할 경우, 18개월 이내에 인증을 받은 학교로 학적을 옮길 것을 강력히 권고하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
기사발행일 2018. 09. 17
한국일보미주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