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밀입국자 전원을 기소하는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을 적용하면서 이미 70명이 넘는 1세 미만 영아들에게 추방재판 출석통지서가 발부된 것으로 밝혀졌다.
USA투데이는 지난 19일 ‘카이저 헬스 뉴스’(Kaiser Health News)를 인용해, 연방 법무부가 2018회계연도에만 1살도 안된 밀입국 영아 70여명에게 추방재판 출석 통지서를 발급했다고 보도했다. 카이저 헬스 뉴스측은 이 데이터를 연방 법무부로부터 독점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연방 법무부로부터 추방재판 출석통지를 받은 아동들은 위탁가정 등에서 보호받고 있는 1살 미만의 영아들로 말을 할 수 없으며, 일부 아동들은 모유 수유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법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원 출석 요구를 받는 영아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시작된 2018회계연도 기간, 추방재판 출석요구를 받은 1살 미만 영아는 최소 70명으로 2017회계연도의 24명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법무부측은 “어린 아이라도 법이 정한 추방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이미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밀입국 영아들의 추방재판 출석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0월 1일 이후 현재까지 3세 미만 밀입국 영아 1,500여명에게 추방재판 출석 통지가 발부됐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추방재판 통지를 받는 1세 미만 영아 대부분은 국경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부모와 함께 재판을 받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원칙이 적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원칙으로 인해 부모로부터 떼어져 홀로 남은 상태에서 재판 출석을 요구받은 영아들도 있다는 것이다.
로버트 캐리 전 난민정착 담당관(ORR)은 “지금 상황은 연방정부가 만들어낸 위기”라며 “비극이자 아이러니”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난했다.
한편, 연방 법원이 5세 이상 아동들의 부모 상봉시한으로 제시한 26일이 6일 앞으로 다가온 19일 현재 여전히 격리 수용된 채 부모와 만나지 못하고 있는 아동이 2,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부모 상봉 대상인 5세 이상 아동 2,500여명 중 부모와 만난 아동은 364명이라며, 법원에 상봉 시한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상목 기자>
기사발행일 2018. 07. 23
한국일보미주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