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불체자 추방정책이 미군 병사 가족들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군사전문지 ‘밀리터리 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군에 현역으로 복무 중인 병사들의 가족들 중 약 1만 1,800여명이 추방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아메리컨 패밀리스 유나이티드’(AFU)의 추산을 인용한 이 보도에서 밀리터리 타임스는 추방 위기에 처해 있는 미군 가족들 중에는 현역 군인의 부모들 뿐 아니라 자녀와 배우자들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랜들 에머리 AFU 대표는 “현역으로 복무 중인 미군 병사들 중 약 6만 3,000여명이 이민자 배우자를 두고 있으며, 이들 중 약 25%에 달하는 1만 5,750여명은 이민체류 신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퓨리서치센터의 통계를 적용하면 이민자 배우자를 둔 미군 병사의 약 75%에 해당하는 1만 1,800여명이 추방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에는 없었던 현역 미군 가족들의 추방 위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추방정책이 미군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AFU의 낸시 쿠즈네소프 이사는 “과거에는 퇴역한 재향군인 가족들이 체류신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현역 군인 가족들에게도 추방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측은 “현역 미군 병사나 재향 군인들의 봉사와 희생을 존중해 미군 병사들과 관련된 추방 케이스에 대해 보다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도 “미군 병사 가족들에 대한 추방 관련 통계는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추방될 처지에 놓인 현역 병사 가족들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짐 매티스 장관은 현재 복무 중인 미군 병사들이 추방되지 않도록 보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병사들의 배우자나 자녀들의 추방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군 병사 가족 보호를 위해 내놓았던 ‘미군 가족 추방유예 프로그램’(Parole In Place)도 이민단속이 강화되면서 현재는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밀리터리 타임스는 지적했다.
현역 군인뿐 아니라 퇴역 군인 가족들 중에도 추방될 처지에 놓인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5일 밀리터리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들어 재향군인 가족들에 대한 추방이 증가하고 있다며, 재향군인들의 가족보호요청 중 20%가 거부돼 실제 추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재향군인들의 이민자 가족보호 요청은 약 1,700여건이었으며, 250여건이 거부됐고, 2018년들어서는 거부율이 2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미주 발췌>
기사발행일: 2018. 07.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