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신규 이민자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에 정착하는 신규 이민자들의 소득수준, 취업 등 사회경제적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성향 이민정책 싱크탱크 ‘이민연구센터’(CIS)가 17일 발표한 신규 이민자들의 교육수준 및 사회경제적 성공 실태를 조사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이민자들의 학력 수준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 소득 수준과 취업률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연방 인구센서스국의 ‘현재인구조사(CPS)의 사회경제적실태자료’(ASEC)와 ‘아메리컨 커뮤니티 서베이’(ACS) 자료 등을 분석한 것이다.
CIS는 이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미국에 새로 정착한 신규 이민자들의 학력 수준은 미국인들의 학력 수준 향상 속도보다 빠르게 개선됐으나, 취업, 소득, 빈곤, 복지 수준 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대학을 졸업한 신규 이민자 비율은 2007년 34%에서 2017년 49%로 높아져 15퍼센트 포인트가 늘어났고, 고졸 미만 학력자는 34%에서 16%로 급락해 고학력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
교육수준 향상에도 불구하고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2017년 신규 이민자의 중간 소득은 1만 8,402달러로 조사됐다. 이는 2007년의 1만 9,125달러 보다 더 낮은 것이다.
이 기간 미국인들의 소득 수준도 3만 7,483달러에서 3만 6,606달러로 다소 떨어졌지만, 이민자들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소득수준이 떨어지면서 푸드 스탬프에 의존하는 신규 이민자 비율은 증가했다,
2007년 신규이민자들 중 푸드 스탬프를 받는 비율은 4.3%로 미국인의 5.7% 보다 낮았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17년 12.7%로 높아져 푸드 스탬프 수혜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미국인의 수혜율은 5.7%에서 10.3%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쳐 푸드 스탬프 수혜율이 역전됐다. 메디케이드 수혜율도 크게 높아졌다.
2007년 미국인 보다 낮은 5.9%로 나타났지만 2017년에는 16.8%로 높아져 이 역시 미국인의 13.5%를 크게 웃돌았다.
경제 상황이 악화된 데에는 취업률 하락이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7년 72.8%로 집계됐던 신규 이민자의 취업률은 2015년 60% 선까지 떨어졌다 반등해 2017년 67%를 나타냈지만 10년전에 비해 5% 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하락 폭이 적어 2007년 78.3%에서 2017년 76.5%로 1.8% 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CIS는 고학력자 급증했음에도 경제사회적 상황이 악화된 것은 신규 이민노동력이 과거에 비해 미국 노동시장에 흡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CIS는 과거에 비해 대졸 학력의 신규 이민자들이 실제 미국 시장에 적합한 직업관련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정착하는 불법체류 이민자가 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미주발췌>
<기사발행일: 2018. 0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