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고용비중이 높은 직업들은 임금에 비해 노동 강도가 세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소위 3D 업종에 대거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돼 대부분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업종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최근 발표한 ‘산업 및 직업군별 이민노동자 고용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체 직업들 중 이민자 고용비중이 가장 높은 직종은 손톱관리사, 택시운전사, 봉제기계 노동자, 농업노동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 비중이 가장 높은 직종은 네일숍이나 미용실 등에서 일하는 ‘손통관리사’나 ‘미용사’ 등 외모관리 직종으로 불법체류자 12%를 포함해 63%가 이민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직업 종사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이민자인 셈이다.
두 번째로 이민자 비중이 높은 직종은 농업부문 중 과일선별작업이나 조경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로 불체자 28%를 포함해 60%가 이민자였다. 이어서 건축 관련 석재가공 직종이 59%, 봉제기계 운영직 55%, 기타 농업노동자 52%, 가정부 또는 청소노동자가 50% 등으로 이민자 종사 비율이 높았다.
또, 의료제조 관련 직업 50%, 지붕설치공 49%, 택시운전사 37% 순으로 이민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군별로는 농어업 및 임업이 46%로 가장 높았고, 건설 및 건물유지보수 직종도 35%로 두 번째로 높았다. 건설 관련 직업군은 15%의 불체자를 포함해 이민자 비중이 27%로 비교적 높았다. 특히 건설 관련 직업군은 상대적으로 불체자 비율이 높아 합법이민자는 12%로 가장 낮았다.
산업별로는 입주 가정부 등이 종사하는 소위 ‘사설 가정관리업’(Private Households)의 이민비중이 45%로 가장 높았고, 봉제 및 의류업은 36%로 뒤를 이었다. 농업 부문의 이민자 종사율도 3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상위 세 번째로 꼽혔다.
이민자 종사 비율이 높은 직종, 직업군, 산업부문은 대부분 저임금 단순 노무직이 대규모로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비교적 숙련기술이 필요한 컴퓨터 및 전자제조업은 인도나 중국 출신 이민자들의 취업이민이 급증하면서 27%의 이민자 고용율을 나타내 상위 6번째로 이민자가 많은 산업 부문으로 조사됐다. 이 부문은 불체자 고용율도 낮아 5%에 불과했다.
이민자 고용율이 높은 직업군 중 건축석재가공직(36%), 농업노동자(30%), 지붕설치공(31%) 등은 모두 합법 이민자보다 불체자 비중이 더 높은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꼽혔다.
반면, 택시운전사(7%), 의류 및 봉제직(11%), 손톱관리사 등 외모관리직(12%) 등은 불체자 보다 합법이민자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괄호 안 수치는 전체 종사자들 중 불체자 비율)
퓨리서치센터측은 미 전체 노동력 중 불체자 비중은 1995년 3%에서 2005년 5%로 상승했으나 현재는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합법이민자 비중은 1995년 9%에서 2014년 12%로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7. 0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