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이민단속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이민자 보호를 굽히지 않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단속을 위해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신원 정보가 담긴 주정부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려 할 경우, 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새해 벽두부터 이민정책을 둘러싼 파열음이 예상된다.
주의회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주 의회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각종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요구할 경우, 결코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 이민자 추방 단속을 본격화하면 이민자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놓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갈등을 빚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케빈 드레온 주 상원의장은 단호한 어조로 “이민자 추방 단속을 목적으로 한 연방정부의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이와 관련된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현재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주정부 데이터베이스는 불법체류 신분 주민들의 이름과 거주지 정보가 담겨있는 주 차량국(DMV) 데이터베이스.
여기에는 운전면허증을 신청했거나 취득한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모든 신원정보가 담겨 있어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불법체류 이민자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연방 정부가 이같은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
UC샌프란시스코 로스쿨 빌 힝 법학 교수는 “이민 관련 정보는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이 오랜 역사이자 전통”이라며 “연방정부가 요구한다고 해서 주정부가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넘겨야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캘리포니아 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6.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