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원들의 소송 적체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전국 이민법원에 계류 중인 적체 소송 건수가 급격히 늘어 사상 처음으로 52만건을 돌파해 적체 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미 시라큐스대 사법정보센터(TRAC)가 최근 공개한 이민법원 적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계류 중인 소송이 52만 1,676건으로 집계됐다. 이민법원 적체 소송 건수가 52만건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9월의 51만 6,031건에서 줄기는커녕 오히려 5,600여건이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주가 9만5801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텍사스 주가 9만3,042건을 기록했다. 세 번째는 뉴욕 주(7만1,450건)로 텍사스보다 2만 건 정도 적었지만 4위를 기록한 플로리다(3만2,629건)보다는 두 배 이상 많았다. 버지니아 3만237건, 뉴저지 2만7,356건, 일리노이 2만3,44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적체가 심화되면서 소송 대기 기간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2015년 평균 672일이 걸렸던 것이 2016년에는 675일로 3일이 더 걸리고 있다.
이민법원들에 계류 중인 적체소송을 이민자들의 국적별로 보면, 멕시코 국적이 12만7,647건으로 전체 25%를 차지했고, 엘살바도르 10만5,692건, 과테말라 7만8,244건, 온두라스 7만780건, 중국 2만2,697건순으로 많았다.
한국 국적을 가진 이민자들의 소송은 지난 10월 현재 640건이 계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민법원 소송적체 건수는 지난 2000년도까지 만해도 13만 건이 채 넘지 않았으나 2001년도15만건을 육박하면서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2008년 처음으로 22만건을 넘어섰다.
2013년부터는 적체건수가 폭증해 2014년 40만 건을 넘어섰고, 2015년에는 45만6,000여 건을 기록했다.
소송 적체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 수년간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붙잡힌 중남미 국가 출신 ‘나 홀로 아동’과 가족동반 밀입국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6. 12.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