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는 향후 이민정책의 향방을 가르게 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이번 선거처럼 전혀 상반된 이민정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미 이민정책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되면 1,100만 불법체류 이민자 사면안을 포함한 포괄이민개혁 법안이 재추진되는 등 친이민 정책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친이민정책 추진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며, 취임 100일 이내에 포괄이민개혁 법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또,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의 추방유예 정책(DACA/DAPA)을 계승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어, 포괄이민개혁 법안이 성사되기 이전부터 대대적인 이민행정 개 조치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강경한 반이민정책을 앞세워 바람을 일으켰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이민정책은 단속과 추방정책 위주로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때 추가 입법조치 없이도 연간 50만명 이상의 불법체류 이민자들이 추가로 추방될 수 있으며, 미 전국에서는 불법체류 이민자 검거선풍이 일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후보는 멕시코 국경지역에 대규모 장벽 건설을 강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조치들도 대폭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입법이 아닌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시행되고 있는 추방유예 정책(DACA)과 다양한 이민행정 개혁조치들이 최우선적으로 중단될 것으로 보이며, 오바마 대통령이 대폭 확대한 난민수용 규모 역시 축소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현재의 이민법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차기 대통령 선출과 함께 435명의 하원의원과 34명의 상원의원을 뽑게 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공화 양당 모두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6. 11.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