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이민자 구제를 위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9월 중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합법이민을 2배 이상 확대하는 획기적인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민대기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27일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이 이민개혁 행정명령에 ‘불법체류 이민자 구제안’뿐 아니라 취업 및 가족이민 적체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합법이민 확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수 개월간 미 대기업 관계자들과 수십여 차례에 걸쳐 취업이민 확대방안을 논의해 온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에 전문직 외국인 기술자들을 위한 취업이민뿐 아니라 미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의 가족들을 위한 가족이민 확대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이 행정부 내 법률 전문가들을 동원해 검토하고 있는 합법이민 확대안은 현행 이민법상의 쿼타 규정을 새로 해석해 사실상 합법이민 영주권 쿼타를 2배 이상 증원하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현행 이민법은 합법이민 영주권 쿼타는 가족이민 22만6,000개, 취업이민 14만4,000개를 합쳐 36만6,000개로 규정하고 있다.
이 연간 쿼타 상한은 지난 1999년 의회가 개정한 이민법 조항에 명시되어 있어 별도의 입법조치 없이는 대통령이 행정명령만으로 증원하는 것은 불가하다. 하지만, 백악관과 행정부 법률 전문가들은 이민법이 명시하지 않고 있어 쿼타 계상규칙을 달리한다면 합법이민 쿼타를 2배 이상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이민당국은 가족 및 취업이민 쿼타를 계산할 때, 이민청원자뿐 아니라 동반 가족들까지 쿼타에서 삭감하는 방식으로 쿼타를 계산하고 있어 백악관은 이민 청원자 본인에게만 쿼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합법이민 쿼타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 청원자에게만 쿼타를 적용하고 배우자나 자녀 등 동반가족을 쿼타에서 제외하는 행정명령이 나올 경우, 현행 쿼타 총량을 늘리지 않고도 실질적으로 합법이민 쿼타는 약 70만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
또, 지난 2000년대 사용하지 않은 미사용분 취업이민 쿼타를 재사용할 수 있는 행정조치가 내려질 경우, 최소 20만개 이상의 취업이민 쿼타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만으로도 합법이민 쿼타를 70만개 이상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4. 0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