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을 위한 행정명령을 오는 9월 초 노동절 연휴 직후 단행할 것이며 예상보다 많은 이민자들이 구제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AP 통신은 월스트릿 저널을 인용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동이 임박했으며 그 시기는 오는 9월 초 노동절 연휴 직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괄이민개혁 법안 처리 무산을 이유로 이미 행정명령 발동을 예고한 바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국토안보부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에 법률 및 정책 검토를 지시해 행정명령을 통한 이민자 구제범위에 대한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어 연방 의회가 여름휴회를 마치기 전인 노동절 연휴 직후에 행정명령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단행하게 될 행정명령은 당초 예상보다 대규모 이민자 구제조치가 포함될 것이라고 AP 통신은 예상했다. 지난 2012년 서류미비 청소년들에 대한 추방유예 정책(DACA)을 통해 이미 60여만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을 구제한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서는 앞서 추방유예를 받은 서류미비 청소년들의 부모와 시민권자 자녀를 둔 불법체류 이민자 구제방안을 내놓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추방유예자들의 부모와 시민권 자녀를 둔 불법체류 이민자를 합치면 약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당초 오바마 대통령이 구상했던 포괄이민개혁을 통한 1,100만 불법체류 이민자 구제 규모와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규모.
추방유예 방식으로 구제된 일부 이민자들에게는 합법적인 취업을 허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추방유예 조치로 구제되는 이민자들 중 일부에게 ‘웍퍼밋’ 허용조항이 행정명령에 포함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발동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민정책을 놓고 여전히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공화당이 29일 하원에 밀입국 아동 신속추방 법안을 제출하자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 원내 대표는 이 법안에 포괄 이민개혁법안을 첨부할 수도 있다고 밝혀 공화당을 격분시켰다. 그러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어떤 형태로도 상원의 포괄이민개혁 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은데 이어 공화당의 밥 굿레잇 하원 법사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이 국경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연방 이민당국에 대한 감사 청문회를 실시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4. 0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