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9월 노동절 직후 단행 전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발동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자에서 한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오는 9월 노동절 직후 대규모의 불법체류자 추방유예와 노동허가를 제공하는 행정명령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또 최근 대통령과 면담했던 연방의원들과 이민개혁 지지단체 관계자들이 추방유예 확대 대상에 불체청년 추방유예(DACA) 승인자들의 부모는 최소한 포함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불체자 구제방안 가운데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시민권자나 드리머(드림법안 잠재 수혜자) 자녀를 둔 불체 부모들에 대한 추방유예인데 이 경우에는 1100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전체 불체자의 절반에 가까운 500만~550만 명의 불체자가 혜택을 보게 된다. 비영리단체 '미국정책을 위한 전국재단(NFAP)'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시민권자의 불체 부모는 약 440만 명, 드리머의 불체 부모는 약 55만~11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DACA의 확대 형식을 따른다면 성인 불체자에게도 2년간 추방을 유예하고 노동허가를 발급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긴급구제(PIP·Parole in Place)'라는 임시입국허가제도를 이용해 불체 기록 때문에 3년 또는 10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된 가족들을 구제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동은 사실상 결정됐으나 백악관 내부에서는 공화당에서 추후 소송을 제기했을 때 법원에서 방어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30일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서 공화당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데에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불체자들을 언제 어떻게 추방할 지 여부는 행정부에게 허용된 사법적 재량권에 속한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행정명령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부여하는 조치와 같은 것이 아닌 이상 공화당이 소송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
현재 대통령의 법 집행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의회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하원 공화당이 그 주요 타깃을 추방유예 조치가 아닌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조항의 시행 연기로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기수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4. 0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