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이상 걸려 해외여행 포기·입국심사 때 곤혹
# 한국에서 3개월 동안 머물다 얼마 전 LA로 돌아온 박현석씨는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곤혹스러운 일을 당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주권 카드의 만료기한이 지났던 것. 2차 심사대로 간 그는 이민국 직원으로부터 정밀 조사를 받은 뒤 겨우 공항을 빠져나올 수가 있었다. 박씨는 "아예 입국이 거부될까봐 너무나 긴장을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OC에서 사는 김동환씨는 영주권 갱신 신청을 했으나 이민국의 업무 적체로 새 영주권 카드가 나오지 않아 여행을 포기한 경우. 김씨는 "영주권 갱신 신청을 했는데 6개월이 다 되도록 카드가 오질 않아 답답하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외국을 갈만한 일이 아니라 여행을 뒤로 미뤘다"고 말했다.
영주권 재발급 및 갱신 업무의 적체현상이 심화되면서 속앓이를 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연방이민서비스국의 이민수속현황에 따르면 I-90(영주권갱신) 신청자 중 51만 명이 대기상태(pending)로 머물러 있으며 이는 지난 1분기 대기자 40만4450명에 비해 10만6000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대기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2분기 I-90(영주권 갱신 및 재발급) 신청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이 기간 무려 22만5000명이 영주권 갱신 및 재발급 신청을 했다.
이 같은 적체현상으로 인해 I-90 발급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국이민서류수속센터(NBC)에 따르면 I-90 수속은 지난해 12월3일 접수분이 처리되고 있어 발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7개월 2주에 달하고 있다.
이민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급하게 해외여행을 해야하는 경우 우선 인터넷을 통해 I-90를 접수하는 게 급선무라고 전했다.
나현영 변호사는 "급하게 외국에 가야한다면 최소한 I-90 신청서, 핑거 프린트 통지서 등을 지참하고 외국에 갈 수밖에 없는 사유들을 서류로 준비하는 게 좋다"며 "가끔 핑거 프린트 사무소에서 출입국이 가능한 조치를 취해주기도 하니 사정을 잘 설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변호사들이 서류를 꾸며 영주권 스탬프를 급행으로 받아주는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넷 홍 변호사는 "영주권 카드가 만료됐다고 영주권자라는 신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담당 이민국 직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순 있겠지만 혹시 만료가 됐다고 하더라도 입국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승우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발행일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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