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6개월 소요 조건부 영주권 부여 13개월 이상 걸려 우선일자 가능성도
아시아에서 몰려오는 미국 투자이민(EB-5) 행렬과 함께 투자이민 수속에 걸리는 기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캐나다의 투자이민제도 폐지로 중국인들의 미국 투자이민 신청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어 6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처리되던 투자이민 서류처리 기간이 점차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중국인들의 투자이민 신청이 급증하면서 사상 초유의 투자이민 서류처리 적체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투자이민 영주권 문호에도 ‘우선일자'(priority date)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공개한 투자이민 서류처리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 현재 투자이민 청원서(I-526) 처리에는 평균 13.2개월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이민자들에게 1차로 조건부 영주권을 부여하는 I-526단계는 그동안 통상적으로 처리에 6개월이 걸리지 않았었는데, 최근에는 그 기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투자이민 신청이 대거 몰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처리기간이 늘어나 지난 3월에는 12개월 정도가 소요됐으나 2개월만인 지난 5월에는 처리에 1.2개월이 더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이민 서류처리에 적체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이민당국에 계류 중인 투자이민 청원서(I-526)는 약 7,000여개로 파악된 바 있어 현재 계류 중인 I-526은 7,000개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이민에 초유에 적체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연간 쿼타를 채운 적인 없었던 투자이민에 ‘우선일자’ 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인 투자이민 물결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던 지난 2012년 사용된 투자이민 비자는 7,641개에 불과했고, 2013년에도 8,567개에 그쳐 그간 투자이민 쿼타 1만개가 소진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캐나다 투자이민 폐지로 갈 곳을 잃은 중국인 투자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대거 몰리고 있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투자이민 쿼타 1만개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부터 투자이민 영주권 문호에 취업이민 3순위와 같은 우선일자제가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반면 처리가 장기화되면서 취업이민 대기자들을 힘들게 만들었던 노동허가(PERM) 처리 적체는 서서히 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 7일 현재 2014년 2월 접수분 노동허가 신청서가 처리 중이라고 밝혀 노동허가서 처리에 약 5개월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3개월이 빨라진 것이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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