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상원 8인방 타협…이민개혁안 4월초 상정
오바마 제시한 기간보다 2년 더 걸려
취득후 3년 지나면 시민권 신청 가능
미국에 거주하는 불법체류자가 이민개혁안에 따라 영주권을 신청하면 10년 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영주권을 취득한 후 3년 뒤에는 시민권도 신청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내 1100만 명의 불체자에게 합법 체류신분을 부여하기로 합의한〈3월 12일자 A-2면> 연방 상원의 이민개혁 '8인방(Gangs of Eight)'이 영주권과 시민권 취득 기간도 의견을 모았다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주권 취득에 총 13년이 걸리는 대기기간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이민개혁안 초안 내용과 일치해 의회에 상정될 경우 손쉽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제시한 이민개혁안은 불체자에게 '임시 이민비자'를 발급해 주고 8년 뒤 영주권을 부여하며 5년 뒤에는 시민권 신청 자격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 비자를 소지한 불체자들은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으며 해외 여행도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상원 8인방은 영주권을 신청한 불체자의 대기기간을 8년 대신 10년으로 2년 더 연장시킨 대신 영주권을 취득하고 난 후 3년이 지나면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영주권자는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5년을 기다려야 하나 상원의 이민개혁안은 이 대기시간을 단축한 셈이다. 이는 민주당이 영주권 대기기간을 8년에서 공화당이 원하는 10년으로 양보한 대신 공화당은 민주당에게 시민권 신청 대기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축소시키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상원 8인방은 앞으로 '임시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4월 초 법안을 상정시킬 예정이다.
현재까지 상원에서 합의된 이민개혁안 초안은 ▶불체자는 신원정보와 지문을 국토안보부 시스템에 등록하고 ▶범죄기록 조회를 통과하며 ▶불법체류 기간동안의 소득세를 납부하고 ▶벌금을 지불하면 취업이 허용되는 '임시 합법체류 신분'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임시신분 상태에서는 푸드스탬프니 실업수당 등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복지 혜택은 받을 수 없도록 했다.
한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18일 '성장과 기회 프로젝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민개혁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공화당은 이 보고서에서 소수계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포괄적 이민개혁을 받아들이고 앞장서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당의 지지 기반이 점점 더 축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민개혁의 내용에 불법체류자의 시민권 취득 허용이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공화당전국위원회는 또 지난해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소수계와 여성.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돌려 놓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성장과 기회 포괄 위원회(Growth and Opportunity Inclusion Council)'라는 단체를 조직해 각 커뮤니티에 대한 개별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장연화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3.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