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보호자 없는 경우 방문목적 의심”
어학연수·신분변경 등땐 입국거부·강제출국
미성년자 학생이 성인 보호자도 없이 미국에 오다니, 방문 목적이 의심됩니다”
새해 첫 평일인 2일 LA 공항에서는 10명에 가까운 한국 청소년들이 입국 심사대에서 무더기로 2차 심사대로 넘 겨져 추가 조사를 받는 곤욕을 치렀다. 어른 동반자가 없이 무비자로 입국하 려던 이들의 입국이 단기 어학연수 목 적으로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대부분 중ㆍ고교생인 이들은 수 시간 동안 이 민당국 요원으로부터 조사를 받고서야 가까스로 입국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방학을 맞아 무비자로 미국 방문에 나선 한국 학생들 가운데 추가 입국심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입 국심사를 담당하는 연방 세관국경보호 국(CBP)은 무비자 취지와 달리 입국자 의 방문목적이 의심될 경우 강도 높은 추가심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일 LAX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 전에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한 국 국적기를 타고 LA에 내린 10대 청소 년 8명이 입국심사대에서 심사관의 질 문공세 끝에 2차 심사대로 넘겨졌다. CBP 입국심사관은 이들 청소년이 보 호자도 없이“ 미국에 방문왔다”며 무비 자로 입국하려는 점을 문제삼은 것으 로 알려졌다.
한 공항 관계자는 “이들 청소년 모 두 비자면제 프로그램(VWP)을 이용해 입국하려던 경우로 입국심사관은 이들 이 무비자를 이용해 단기 어학연수에 나선 것으로 의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보호 자를 동반하지 않은 채 단체로 입국심 사대에 들어설 경우 사설 어학원을 이 용한 단기 어학연수생으로 오인받기 쉽다”며 “특히 방학 때마다 삼삼오오 단체를 이룬 청소년들의 무비자 입국 이 잦은데 2차 입국심사에서 방문목적 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경우 입국 이 거부될 수 있다”고 말했다.
CBP는 한미 간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 이후 입국심사 때‘ 방문 목적’ 확 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무비자 방문객이‘ 어학연수, 구직, 신분변경, 시 민권자와 결혼’ 등을 목적으로 입국을 시도할 경우 입국 거부 및 강제출국 조 치에 처해진다.
CBP에 따르면 방문객이 ▲과거 방 문 때 체류기간을 위반한 사실이 있거 나 ▲비자규정 위반 기록 ▲미국 비자 신청이 거부됐던 사실을 숨길 경우에 도 추가 입국심사 대상이다. 무비자 입 국 전 전자 여행허가 시스템(ESTA)에 개인정보를 입력할 때 허위사실을 기 록해도 입국이 불허된다.
크리스틴 이 변호사는 “무비자는 통 상 90일 안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단순 방문 프로그램”이라며 “미국 방문 의 도에 맞게 비자를 취득하는 것이 중요 하다. 무비자는 체류기간 연장이나 신 분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이민단속 보고서’에 따 르면 지난해 미국 국제공항에서 입국 이 거부돼 본국으로 송환된 한국인은 1,950명으로 집계됐다.
<김형재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3. 01.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