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포괄적 이민개혁에 대한 이민자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불법체류자 약 1,100만명에게 합법적인 체류의 길을 열어주는 내용을 포함한 이민법 개혁이 연방상원에서 재추진 움직임 본격화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대선에서 히스패닉 몰표가 승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되면서 공화당이 친이민 정책을 들고 나온 것이다.
연방상원의 민주당 소속 찰스 슈머 의원(뉴욕)과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의원(사우스 캐롤라이나)은 11일 각기 다른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민법 개혁 논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슈머 의원은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출연해 그레이엄 의원과 함께 2년 전 불발된 이민법 개혁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에서도 반이민 정책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이민법 개
혁안이 성과를 내기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서 “지난 2006년과 2007년 이민정책 관련 토론에서 공화당이 사용한 어조와 수사로 인해 히스패닉 사회와의 사이에 커다란 벽이 섰다”고 지적했다.
대선에서 히스패닉계의 공화당 지지율은 2004년 44%에서 2012년 27%로 뚝 떨어졌다.
올해 대선에서 히스패닉 표의 70% 이상이 이민법 개혁에 좀 더 전향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선거 사흘 후 이민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슈머와 그레이엄 의원이 공동 발의했던 포괄 이민개혁안은 ▲첨단 위조방지 신분증 도입 ▲엄격한 기준에 따른 불체자 구제 ▲이공계 석ㆍ박사 우대 및 비숙련 임시노동자 프로그램 신설 ▲국경통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우선 핵심조항으로 꼽히는 신분증 도입은 향후 불법이민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내 모든 시민과 합법 이민자들에게 위ㆍ변조가 불가능한 생체정보 소셜카드를 발급, 불법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1,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불체자 구제방식은 우선 자진등록을 통해 불법체류 사실을 인정하고 사회봉사와 벌금 및 밀린 세금납부 의무를 다한 후 신원조회와 영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합법신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합법신분 변경 후에는 현재의 합법이민신청자들의 적체가 모두 없어지는 6~7년 후부터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이들의 이민개혁안은 아울러 미국 대학에서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STEM) 분야에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들은 영주권 쿼타에 적용하지 않고 무제한 영주권을 발급한다는 내용도 삽입시켰다. 또 비숙련 임시노동자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설해 향후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들을 유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2.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