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11/13/2012
의회 분위기 우호적…1100만 불체자 구제 이뤄지나
추방유예 시행으로 불체자녀 영주권 허용 '드림법안' 검토 유력
폐기된 포괄적 개혁안.이민 관련 특별 법안 등도 재상정 될 듯
의회권력 양극화 심화 속 법안 추진 여부 다수당 리더들에 달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미국내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의 체류신분을 구제하는 이민개혁안의 시행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민개혁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연방의회 지도부의 협력이 최대 관건이다. 하지만 의회 분위기가 벌써부터 우호적이다. 최대 난관으로 꼽히던 공화당 하원의회 지도부가 이민개혁안 합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의회에서 누가 앞장서서 법안을 진행시킬 지도 벌써부터 얘기가 오고가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난 8일 ABC방송국과 인터뷰에서 "이민개혁안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며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앞으로 추진될 이민개혁안의 향방을 짚어봤다.
드림법안 조건부 노동허가 허용안이 유력
연방 의회가 빠르면 내년 1월부터 검토할 법안으로는 불체자 가정의 자녀들에게 영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드림법안(Dream Act)'이 유력하다.
드림법안은 어릴 때 부모를 쫓아 미국에 와서 대학을 졸업했거나 미군에 복무하면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체류신분 때문에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취업도 힘들던 31세 미만의 불체 학생들은 현재 지난 8월부터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추방유예 정책으로 일단 체포돼 추방되는 것은 모면했지만 합법적인 체류신분은 가질 수 없다.
따라서 드림법안이 통과되면 이들에게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부여할 수 있게 돼 가장 현실성이 높은 법안으로 꼽힌다. 비영리단체인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드림법안이 통과되면 그 수혜자 규모는 215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내용 달라 합의가 관건= 지난 회기에 상정된 드림법안은 모두 3개. 민주당에서는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과 캘리포니아 출신의 하워드 버만 하원의원이 상정했다.
더빈 의원의 법안(S952)은 15세 생일 이전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 5년 이상 체류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불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6년간 유효한 조건부영주권이 주어지고 이 기간 내에 대학에서 2년을 수료하거나 미군에서 2년을 복무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민권 신청도 가능하다. 버만 의원이 상정한 드림법안(HR1842)은 해당자 범위를 32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데이비드 리베라(플로리다) 하원의원이 제출했다. 리베라 하원의원의 드림법안은 해당자 연령을 30세 미만으로 낮췄으며 반드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 군복무를 하도록 했다. 또 영주권 대신 '조건부 비이민' 비자발급이다.
이밖에 단계별로 영주권 취득을 허용하는 드림법안을 추진했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연방상원의원의 제안도 재검토 대상이다.
포괄적 이민개혁안 재추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추진됐다 실패한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 가장 최근 추진됐던 포괄이민개혁안은 지난 해 1월 상원에서 주도해 상정한 것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불체 자녀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고 현 이민시스템을 개혁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다른 어젠다에 밀려 논의도 못해보고 폐기처리된 바 있다.
당시 해리 리드 상원 다수당 대표가 작성하고 9명의 의원들이 지지한 이 법안(S.6)은 국경단속 강화를 전제로 16세 이전에 미국에 입국한 불체 자녀의 영주권을 부여하고 불체 농장 노동자에게 합법신분 부여하며 쿼터 제한으로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을 위한 가족이민 시스템 개정 등이 담겨 있다.
또 불체자 채용을 막도록 고용주 단속 규정을 강화시키는 내용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원에서 관련 법을 다시 상정시킬 수 있다.
이밖에 외국인 고급인력을 위해 특별 쿼터를 제공하거나 영주권을 허용하는 법안도 재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추진됐던 이 법안은 추첨영주권에 할당된 영주권 쿼터를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전공자에게 할당시키는 내용으로 제정되면 미국에서 공부한 외국인 석.박사들의 영주권 취득이 한결 쉬워진다.
합법적인 이민자 쿼터를 늘리는 법안도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민개혁안 주도 연방의회 5인방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의회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회가 어떻게 합의할 지에 따라 법안 추진 여부가 갈라진다. 현재 의회 내부에서 앞장서서 이민개혁안을 추진할 리더로 5명이 꼽히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오하이오)= 민주당은 상원과 백악관을 장악했지만 공화당의 힘에 비하면 열세다. 이민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베이너 의장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베이너 의장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공화당 내부에서 25명의 지지자를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에서 확고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베이너 의장이 중도파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면 이민개혁안 통과는 쉬워진다.
▶에릭 칸토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버지니아)= 하원 지도층을 움직이는 라인이다. 칸도 의원이 이민개혁안을 지지한다면 공화당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 전국이민자포럼 알리 모라니 사무총장은 "에릭 칸도 의원은 극보수층인 티파티 코커스와 온건층인 공화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공화당 지도자"라며 "그의 협상 능력은 이민개혁안 추진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매케인.제프 플레이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강력한 반이민법의 상징인 애리조나주의 매케인과 플레이크 상원의원이 참여한다면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게 의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아메리카 보이스의 프랭크 셜리 대표는 "매케인 의원의 경우 대선 출마 때에도 이민개혁안의 필요성을 외쳤던 중도파였다"며 "이들이 공화당 내부를 설득하는 작업을 해준다면 쉽게 이민개혁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이스 구티에레즈 연방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 이민개혁안을 위해 앞장섰던 구티에레즈 의원은 현재 히스패닉코커스 산하 이민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협력을 구하는데 적임자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민개혁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는 데 가장 필요한 중재자다. 당선 직후 연설에서도 이민개혁안 추진을 재언급했을 만큼 의지를 보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마지막 임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법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장연화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2. 111 12)
폐기된 포괄적 개혁안.이민 관련 특별 법안 등도 재상정 될 듯
의회권력 양극화 심화 속 법안 추진 여부 다수당 리더들에 달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미국내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의 체류신분을 구제하는 이민개혁안의 시행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민개혁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연방의회 지도부의 협력이 최대 관건이다. 하지만 의회 분위기가 벌써부터 우호적이다. 최대 난관으로 꼽히던 공화당 하원의회 지도부가 이민개혁안 합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의회에서 누가 앞장서서 법안을 진행시킬 지도 벌써부터 얘기가 오고가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난 8일 ABC방송국과 인터뷰에서 "이민개혁안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며 이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앞으로 추진될 이민개혁안의 향방을 짚어봤다.
드림법안 조건부 노동허가 허용안이 유력
연방 의회가 빠르면 내년 1월부터 검토할 법안으로는 불체자 가정의 자녀들에게 영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드림법안(Dream Act)'이 유력하다.
드림법안은 어릴 때 부모를 쫓아 미국에 와서 대학을 졸업했거나 미군에 복무하면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체류신분 때문에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취업도 힘들던 31세 미만의 불체 학생들은 현재 지난 8월부터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추방유예 정책으로 일단 체포돼 추방되는 것은 모면했지만 합법적인 체류신분은 가질 수 없다.
따라서 드림법안이 통과되면 이들에게 합법적인 체류신분을 부여할 수 있게 돼 가장 현실성이 높은 법안으로 꼽힌다. 비영리단체인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드림법안이 통과되면 그 수혜자 규모는 215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내용 달라 합의가 관건= 지난 회기에 상정된 드림법안은 모두 3개. 민주당에서는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과 캘리포니아 출신의 하워드 버만 하원의원이 상정했다.
더빈 의원의 법안(S952)은 15세 생일 이전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 5년 이상 체류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불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6년간 유효한 조건부영주권이 주어지고 이 기간 내에 대학에서 2년을 수료하거나 미군에서 2년을 복무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민권 신청도 가능하다. 버만 의원이 상정한 드림법안(HR1842)은 해당자 범위를 32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데이비드 리베라(플로리다) 하원의원이 제출했다. 리베라 하원의원의 드림법안은 해당자 연령을 30세 미만으로 낮췄으며 반드시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 군복무를 하도록 했다. 또 영주권 대신 '조건부 비이민' 비자발급이다.
이밖에 단계별로 영주권 취득을 허용하는 드림법안을 추진했던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연방상원의원의 제안도 재검토 대상이다.
포괄적 이민개혁안 재추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추진됐다 실패한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 가장 최근 추진됐던 포괄이민개혁안은 지난 해 1월 상원에서 주도해 상정한 것으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불체 자녀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고 현 이민시스템을 개혁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다른 어젠다에 밀려 논의도 못해보고 폐기처리된 바 있다.
당시 해리 리드 상원 다수당 대표가 작성하고 9명의 의원들이 지지한 이 법안(S.6)은 국경단속 강화를 전제로 16세 이전에 미국에 입국한 불체 자녀의 영주권을 부여하고 불체 농장 노동자에게 합법신분 부여하며 쿼터 제한으로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을 위한 가족이민 시스템 개정 등이 담겨 있다.
또 불체자 채용을 막도록 고용주 단속 규정을 강화시키는 내용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원에서 관련 법을 다시 상정시킬 수 있다.
이밖에 외국인 고급인력을 위해 특별 쿼터를 제공하거나 영주권을 허용하는 법안도 재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 추진됐던 이 법안은 추첨영주권에 할당된 영주권 쿼터를 과학과 기술 공학 수학 전공자에게 할당시키는 내용으로 제정되면 미국에서 공부한 외국인 석.박사들의 영주권 취득이 한결 쉬워진다.
합법적인 이민자 쿼터를 늘리는 법안도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민개혁안 주도 연방의회 5인방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의회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회가 어떻게 합의할 지에 따라 법안 추진 여부가 갈라진다. 현재 의회 내부에서 앞장서서 이민개혁안을 추진할 리더로 5명이 꼽히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오하이오)= 민주당은 상원과 백악관을 장악했지만 공화당의 힘에 비하면 열세다. 이민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베이너 의장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베이너 의장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공화당 내부에서 25명의 지지자를 확보해야 한다. 공화당에서 확고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베이너 의장이 중도파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면 이민개혁안 통과는 쉬워진다.
▶에릭 칸토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버지니아)= 하원 지도층을 움직이는 라인이다. 칸도 의원이 이민개혁안을 지지한다면 공화당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 전국이민자포럼 알리 모라니 사무총장은 "에릭 칸도 의원은 극보수층인 티파티 코커스와 온건층인 공화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공화당 지도자"라며 "그의 협상 능력은 이민개혁안 추진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매케인.제프 플레이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강력한 반이민법의 상징인 애리조나주의 매케인과 플레이크 상원의원이 참여한다면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쉽게 설득할 수 있다는 게 의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아메리카 보이스의 프랭크 셜리 대표는 "매케인 의원의 경우 대선 출마 때에도 이민개혁안의 필요성을 외쳤던 중도파였다"며 "이들이 공화당 내부를 설득하는 작업을 해준다면 쉽게 이민개혁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이스 구티에레즈 연방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 이민개혁안을 위해 앞장섰던 구티에레즈 의원은 현재 히스패닉코커스 산하 이민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협력을 구하는데 적임자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민개혁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는 데 가장 필요한 중재자다. 당선 직후 연설에서도 이민개혁안 추진을 재언급했을 만큼 의지를 보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마지막 임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법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장연화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2. 1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