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서 모든 절차 지시… 한인업체 골머리
취업이민의 첫 단계인 노동허가(L/C) 심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노동당국이 직접 개입하는 ‘고용 감독’(supervised recruitment) 판정 사례가 늘고 있어 취업이민 신청자와 고용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용감독 판정을 받게 되면 스폰서 업체는 구인광고부터 접수되는 지원자 이력서까지 제출해야 하는 등 모든 고용절차에서 매 단계 연방 노동부의 지시와 감독을 받게 된다.
더구나 일반 신청서류들보다 6개월 이상 수속기간이 더 걸리는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기각률도 절반이 넘는 54%에 달해 고용감독 판정을 받게 되면 감사(audit)에 걸리는 것보다 더한 악몽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민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 고용주는 고용감독 판정 후 추가로 비싼 구인광고료를 지불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돼 고용감독 판정을 받은 후 취업이민 스폰서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취업이민 신청자가 망연자실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성환 변호사는 “고용감독 판정을 받고 한인 업주가 노동허가 신청을 취소해 버리는 경우도 있어 이민 신청자가 이민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용감독 판정으로 노동당국의 지시에 따라 구인광고를 추가로 내야 하는 것도 고용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지난해 말 한인 보석가공 업체에 어렵사리 취업을 했던 한인 김모씨는 취업이민을 신청했다가 얼마 전 연방 노동부로부터 해당업체가 고용감독 대상이라는 편지를 받고 당국에 제출할 구인광고 초안을 준비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김씨의 취업이민 스폰서를 했던 업체도 까다로운 노동부의 구인광고 조건 때문에 노동허가 신청을 철회하려 했으나 이 또한 쉽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당국의 명령에 따라 고용 감독 규정에 따라 구인 광고를 했다.
고용감독 판정을 받은 업체가 신청을 철회하는 경우 노동부는 다른 종업원의 노동허가 신청서까지 고용감독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철회 결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상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