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회시 각종 불이익에 울며 겨자먹기 진행
취업이민 첫 단계인 노동승인(Labor Certification·LC) 과정에서 '감독관 구인(Supervised Recruitment)' 판정이 늘고 있어 신청자나 스폰서 업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LC 신청 가운데 감독관 구인 판정을 받는 경우가 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한인들은 이를 훨씬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진동 변호사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체감적으로는 이전의 2배는 되는 것 같다”고 밝혔으며, 최영수 변호사도 “주위 변호사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최근에는 10명 중 2~3명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감독관 구인에 걸리게 되면 일반적인 경우보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되고 수천 달러의 광고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은 물론, 기각률도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신청을 철회할 수도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조 변호사는 “감독관 구인 통지를 받은 후 신청을 철회하게 되면 신청자가 동일한 회사를 통해 다시 신청할 때 자동적으로 감독관 구인 케이스가 되며, 스폰서 업체가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진행할 다른 신청자들의 케이스까지 감독관 구인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말했다.
더구나 감독관 구인 통지 후 철회를 몇 차례 반복하면 그 업체는 취업이민 스폰서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에 기각당하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민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감독관 구인에 걸리면 고용주는 광고 문구까지 노동부 감독관(Certified Officer)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언제 어느 매체에 구인광고를 내야 하는지도 지시에 따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광고 비용이 수천 달러는 더 추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반적인 광고에서 밝힐 필요 없는 적정임금(prevailing wage)도 광고에 명시해야 한다.
광고를 본 구직자들의 모든 이력서는 감독관 사무실로 제출되며 검토 후 변호사를 통해 고용주에게 전달된다. 전달받은 이력서들 가운데 미국인 구직자부터 고용하도록 고려해야 하고, 이들을 거부할 경우에는 합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대한 고용보고서(recruit report)를 작성해 노동부에 내야 하며, 보고서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되면 추가 감사를 받게 된다.
박기수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