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영주권을 기다리는 한인들의 대기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방하원은 29일 국가별 취업영주권 발급 숫자 제한을 없애는 법안(H.R. 3012)을 찬성 389표, 반대 15표로 통과시켰다.

‘고급인력 이민자 공정대우법안(Fairness for High-Skilled Immigrants Act)’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법안은 취업영주권의 국가별 제한을 없애 고급인력의 미국 유치를 가속화하자는 취지다.

현재 이민 규정은 어느 특정국가가 전체 영주권 발급에서 7%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이 규정에 걸려 전체 연간 쿼터 외에 인도와 중국(취업이민), 멕시코·필리핀(가족이민) 등 4개국은 국가별로 별도의 쿼터를 적용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취업이민 3순위로 영주권을 취득하는데 한인들이 6년 가량 걸리고 있는데 비해 중국 출신들은 현재 7년 소요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20년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 인도 출신들은 현재 9년 걸리지만 앞으로 무려 70년이나 대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첨단 과학·기술 분야인 STEM 분야 고급 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중국·인도 출신을 더 많이 영입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9월 22일 공화당의 제이슨 차페츠(유타)·라마르 스미스(텍사스) 의원이 공동 발의해 이 법안을 상정했고 이후 팀 그리핀(공화·애리조나), 조 로프그렌(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동참하면서 부분 수정됐다.

법안에 따르면 취업영주권의 경우 2012~2015회계연도 동안 국가별 쿼터 상한선을 15·10·10%로 각각 조정한 뒤 이후에는 완전히 철폐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재 법안대로라면 인도나 중국 출신들에게는 획기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반면 한국 등 일반국가 출신에게는 악몽이 될 수도 있다.

취업 영주권 쿼터 14만개를 그대로 두고 국가별 쿼터만 폐지한다면 우선일자가 앞서는 인도·중국 출신들은 수속기간이 대폭 단축되는 반면 한국 등 일반 국가 출신들은 오히려 수속기간이 대폭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체 취업이민 영주권 연간 쿼터를 늘리거나 과거 미사용분을 복원해 사용하는 등의 보완 대책이 함께 나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