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민으로 영주권을 신청하려는 분들에게 회사의 세금 보고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취업이민 상담시 스폰서 회사의 세금 보고서를 보지 않고는 정확한 조언이 힘들다. 물론 취업 비자 (H-1B)나 노동 허가를 가지고 스폰서 회사에서 현재 일을 하면서 영주권 신청시 요구되는 평균 임금을 받고 있다면 회사의 세금 보고서는 중요하지 않다. 이 경우에는 비록 회사가 적자를 내고 있다고 하더라고 영주권 스폰서가 가능하다. 왜냐하면 영주권 신청자는 이미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있고 직원들의 월급이 이미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취업이민을 신청하는 분들이 이전보다 줄고 있다. 영주권 스폰서를 해줄만큼 재정적으로 튼튼한 회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말해, 재정적으로 튼튼한 스폰서를 만나면 영주권은 시간문제지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동안 재정적으로 튼튼했던 회사도 요즘은 매출액이 격감하여 직원을 해고하거나 문을 닫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취업이민 절차는 3단계로 나누어진다. 먼저, 영주권을 후원한 회사가 노동부로부터 노동승인을 받게 되고, 둘째, 영주권을 스폰서한 회사는 이민귀화국으로부터 스폰서 자격이 있는지 검증을 받고 (I-140 이민 청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청자는 이민귀화국에 신분조정 (I-485)를 신청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다. 석사 학위가 있거나, 학사 학위와 5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 취업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이민귀화국에 이민 청원과 신분 조정을 같이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영주권을 받는데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이 3 단계 중에서 스폰서의 재정 능력은 취업이민 2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
영주권을 신청할 때 주노동청으로부터 신청자의 직위, 학력, 그리고 경력을 감안하여 평균 임금을 책정 받는다. 영주권을 스폰서한 회사는 외국인이 영주권을 신청할 당시부터 영주권을 최종적으로 받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 평균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취업이민을 신청할 초기에 스폰서가 과연 영주권을 후원해 줄 재정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영주권을 신청하게 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잃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스폰서의 재정능력을 간단히 말하자면, 스폰서의 연간 순이익이나 순자산이 영주권 신청자가 주노동청으로부터 책정받은 평균 임금보다 높아야 한다. 따라서 회사가 경기로 인해 적자를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영주권 신청시 요구되는 평균 임금보다 회사의 순자산이 많다면 영주권을 스폰서할 수 있다.
취업이민 2순위로 신청하든 3순위로 신청하든 영주권 마지막 단계인 신분 조정 (I-485)이 이민귀화국에 접수되어 180일이 지나기 전에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영주권 수속은 중단된다. 현재 미국 경기의 영향을 받아 문을 닫는 회사들이 많아 영주권을 수속중인 분들이 중간에 큰 곤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취업 이민 2단계인 이민 청원이 승인되고 마지막 단계인 신분 조정 신청 이후 180일이 지나게 되면 영주권 신청자는 동일한 일을 수행하는 다른 회사로 옮겨 영주권 수속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영주권을 스폰서해 줄 새 회사가 재정적으로 영주권 스폰서 능력을 갖추어야 함은 물론이다.
취업이민 3순위에 우선일자가 적용되어 영주권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취업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고자 한다. 하지만 취업이민 2순위의 경우 석사 학위나 5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므로 평균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아 스폰서의 재정능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 취업이민 신청 당시에 스폰서 회사가 취업 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후원해줄 만큼의 재정 능력을 갖추지 못하거나 영주권 수속 도중에 회사의 재정이 나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취업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려는 경우는 회사의 재정 능력을 더욱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 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판 한국일보 2009년 7월 20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