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신청중 이혼한 경우
시민권자와 결혼하여 영주권을 신청한 경우 영주권을 취득한 시점에서 결혼기간이 2년이 되지 않으면 10년간 유효한 정식 영주권을 받지 못하고 2년 기간의 조건부 영주권 (Conditional Permanent Residence)을 받게 된다. 이 조건부 영주권은 정식 영주권과 별반 다름이 없다. 단지, 유효 기간이 2년이라는 것 뿐이다. 이 조건부 영주권을 받은 사람은 조건부 영주권을 받은 후 1년 9개월이 지나면 조건부 영주권을 정식 영주권으로 변경하기 위한 공동 청원서 (I-751)을 부부가 함께 이민국에 제출하여야 한다. 만일 이 청원서를 정해진 기간 안에 이민국에 접수하지 않으면 조건부 영주권자로서의 신분을 잃게 되고 추방 재판에 회부될 수가 있다. 정해진 기간안에 청원서를 접수하지 못해 추방재판 절차에 놓이게 되면 이민국이 청원서를 승인할 때까지 재판을 유예해 달라고 이민 판사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 때에는 정해진 기간내에 청원서를 제출하지 못한 합당한 사유를 제시하여야 하며, 그 사유가 설득력이 있다면 이민 판사는 정식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더 줄 수 있다.
또한 공동 청원서를 이민국에 접수할 때 조건부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 지금까지 결혼 생활이 원만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증빙 서류를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이러한 증빙 서류로는 결혼 사진, 출생 자녀, 공동 명의의 재산, 공동 은행구좌, 그리고 공동의 세금 보고서등을 들 수 있다.
만일 조건부 영주권을 받은 이후에 시민권자 배우자가 사망하거나 이혼을 하여 부부가 함께 공동 청원서 (Joint petition)을 제출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조건부 영주권이 만료되는 시점을 기다릴 필요가 없이 단독으로 배우자의 서명없이 정식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조건부 영주권을 받은 후 4개월만에 이혼을 하게 되면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된 직후 바로 정식 영주권을 혼자서 신청할 수 있다.
시민권자와 결혼하여 영주권을 신청한 배우자는 정식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심리적으로 약자가 된다. 시민권자와 혼인을 하여 미국에 살게 되었는데 정식 영주권을 받기 전에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어 정식 영주권을 받을 수 없게 되면 한국 정서상 한국에 있는 친지의 이목이 두려워 한국으로 다시 돌아 가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한 이후 영주권을 미끼로 삼아 시민권자 배우자가 정신적 혹은 육체적 학대를 가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많은 경우 영주권을 신청한 배우자는 정식 영주권을 받기 위해 학대와 폭행을 감수하고 결혼 생활을 힘겹게 지속하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이 경우 영주권을 신청한 배우자는 조건부 영주권이 만료되는 시점을 기다릴 필요없이 시민권자 배우자의 협조가 없어도 혼자서 조건부 영주권의 해제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결혼 그 자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과 배우자가 학대나 폭행을 자신이나 아이들에게 가하였다는 구체적인 자료를 준비하여야 한다. 그 예로 병원 기록, 담당 의사의 소견서, 경찰 보고서, 주위 사람들의 진술서등을 들 수 있다.
이 조건부 영주권 해제 신청은 가능한 한 신청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에 접수하는 것이 좋다. 이 해제 신청을 하게 되면 취업이나 해외 여행의 혜택을 1년간 더 보장 받게 된다.
취업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게 되면 영주권 취득 후 4년 9개월이 지나야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권자와 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하게 되면 결혼 후 2년 9개월이 지나면 시민권을 신청할 수가 있다. 하지만 만일 그 때까지 조건부 영주권 해제 신청이 승인되지 않는다면 승인될 때까지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가 없다.
(이 경희 이민법 변호사 (213) 385-4646)
<미주 한국일보 2007년 11월 5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