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비자 신청 시즌이 돌아 왔지만 많은 분들이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미국 경기의 악화로 회사들이 직원을 해고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에게 취업 비자를 스폰서하는 일자리를 내 주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상담을 해 보면, 취업 비자를 신청하기 원하는 분들은 많으나 스폰서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급히 다른 회사를 수소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취업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첫째, 신청자는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일 신청자가 취업 비자를 신청하고자 하는데 4년제 대학을 다 마치지 못한 경우에는 해당 경력 기간을 고려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3년의 전문 경력을 대학 1년 공부에 준하는 것으로 산정한다. 따라서 대학에서 2년 공부를 하고 해당 전공과 관련된 직장 경력이 6년 이상 된다면 학사 학위에 준하는 자격을 가질 수 있다. 만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경우에는 취업 비자를 신청하기 전에 미국 교육 평가 기관으로 부터 미국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것과 동등하다는 교육 평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대학 전공이 취업 비자를 스폰서한 회사에서 할 일과 부합되어야 한다. 둘째, 신청인이 행하고자 하는 직무가 학사 학위를 요구하는 직종이어야 한다. 굳이 학사 학위가 없더라도 가능할 수 있는 직종인 경우는 취업 비자 신청이 되지 않는다.
세째, 취업 비자를 스폰서하는 회사는 주노동청에서 책정 받는 평균 임금 (Prevailing wage)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취업 비자를 신청할 때 가장 먼저 하여야 하는 것은 주노동청으로부터 신청자의 직위와 학력을 감안하여 평균임금(prevailing wage)을 책정받는 것이다. 이 평균 임금은 직종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어 있다. 평균 임금이 높아지는 경우 취업 비자를 스폰서하는 회사로서는 그만큼 재정적인 부담을 지게 된다.
요즘은 경기 침체로 인해 회사의 재무 구조가 악화되어 신규 고용을 할 여력이 없는 회사들이 많다. 회사가 취업 비자를 스폰서하려면 기본적으로 전년도 회사 세금 보고서에서 순이익이 취업 비자를 신청하려는 직원의 임금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회사의 은행 잔고에 자금이 있어 신규 고용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보여야 한다. 신설 회사의 경우에는 전년도 세금 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특히 회사 은행 잔고에 신경을 써야 한다.
취업 비자는 반드시 풀타임(35시간)으로만 신청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도 취업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해야 할 경우는 스폰서의 재정 부담이 줄어 들게 된다. 만일 파트타임으로 두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한, 두 회사로부터 동시에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있다. 한 직장을 통해 취업 비자를 받으면 부업으로 다른 직장에서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취업 비자를 받게 되면 스폰서해준 회사에서만 일할 수 있다. 비록 시간이 남더라도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다. 취업 비자 (H-1B)를 받으면 배우자와 21세 미만의 미혼 자녀는 취업 동반 비자 (H-4)를 받게 되는데 이 취업 동반 비자로는 일을 할 수가 없다.
취업 비자를 신청하고자 하는 경우, 스폰서 회사에 취업 비자 (H-1B)로 일하고 있는 외국인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과연 회사가 취업 비자를 스폰서해 줄 재정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이 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 한국일보 2009년 2월 23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