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사를 미국에 설립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많다. 이러한 경우, 한국에 있는 본사 인력을 미국에 파견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주재원 비자 (L-1) 를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 본사에서 일하는 중역이나 간부 혹은 기술자가 주재원 비자로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지난 3년중 적어도 1년을 본사에서 일하였어야 한다. 주재원 비자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무역인 비자 (E-1)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무역인 비자는 회사가 미국과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무역을 하는 가를 기준으로 하는 비자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여 직원을 파견할 때 어느 비자가 가장 적합한지 정확한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
미국과 상당한 수준의 무역을 하는 외국인 회사의 경영자나 그 직원은 무역인 비자 (E-1)을 신청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무역은 단순히 상품 거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 이전이나 서비스 거래도 당연히 무역에 포함 될 수 있다.
이 무역인 비자는 여러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무역인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첫째, 미국에 설립한 회사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회사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만일 한국인이 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소유하고 있다면 그 회사는 한국 국적의 회사가 된다. 하지만 한국 국적을 가진 미국 영주권자가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지분은 한국인이 가진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둘째, 한국과 미국간에 상당한 수준의 무역 (Substantial trade)이 실제로 이루어 지고 있어야 한다. 상당한 수준의 무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역량이 실제로 많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 지속적으로 무역이 행해져야 한다. 따라서 만일 몇 번에 걸쳐 대량의 무역이 행해진다면 이는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무역이 될 수 없다.
세째, 무역인 비자 신청자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미국에 있는 회사가 미국과 거래하는 무역량이 그 회사 총 무역량의 50%가 넘어야 한다.
이 무역인 비자 (E-1)를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에 회사를 설립한 투자자 뿐만 아니라 그 회사의 관리자와 회사에 꼭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술자 역시 이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이 무역인 비자를 받게 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가질 수 있다. 첫째, 무역인 비자 신청자의 가족도 역시 같은 비자를 받게 되며 신청자의 배우자는 노동 카드 (Work permit)을 발급 받을 수 있어 미국에서 원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또한 소셜 번호도 취득할 수 있어 미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크래딧을 쌓을 수 있다. 둘째, 21세 미만의 자녀는 부모와 함께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서 공립 학교에 다닐 수 있다. 세째, E-1비자는 일정한 연장 조건을 충족하는 한 횟수 제한없이 계속 연장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무역인 비자를 받으면 통상 5년간 유효한 비자를 받게 되고 미국에 입국할 때 입국 허가서 (I-94)에 2년의 체류 기간을 받는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미국에 들어 올 때 2년간 유효한 입국 허가서를 다시 받는다.
네째, 회사의 관리자로 E-1을 받은 사람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취업 이민 1순위 다국적 기업의 관리자나 간부로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만일 취업 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게 되면, 영주권 신청 1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영주권 신청 2단계와 3단계를 신청할 수 있다. 영주권 신청 1단계인 노동 승인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회사의 관리자가 노동 승인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이민 청원과 신분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혜택이다.
(이 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 한국일보 2008년 9월 2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