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사가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지사를 차리게 되면 본사에서 일하는 인력을 파견하게 된다. 이때 회사의 중역이나 간부는 대개 주재원 비자 (L-1)를 받게 된다. 그리고 미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재원 신분으로 어떻게 영주권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가 많다.
일반적으로 취업이민 신청은 노동승인 (LC), 이민청원 (I-140), 그리고 신분조정 (I-485)의 3단계로 나뉜다. 하지만 일정한 조건을 갖추는 주재원의 경우 취업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해결할 수 있다. 즉, 영주권 1단계인 노동승인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민 청원과 신분 조정을 신청하여 단기간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고학력이나 특출한 능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저명한 교수나 연구원들도 이러한 혜택을 볼 수 있다.
주재원에게 영주권을 후원하려는 회사는 해외회사의 계열회사나 자회사로서 최소한 1년 이상 정상적인 사업을 운영해 왔어야 한다. 여기서 계열회사라고 하면 소유주가 동일한 회사를 말한다. 또한 해외에 있는 본사는 미국에 있는 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소유하거나 혹은 합작 투자의 형식으로 자회사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주재원으로 영주권을 신청하고자 할 때는 다음의 조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첫째, 취업이민을 신청하려는 중역이나 간부는 취업이민을 신청하기 전 3년 중에서 적어도 1년 이상 해외 본사나 계열 회사 혹은 자회사에서 중역이나 간부로 재직하였어야 한다. 둘째, 영주권 신청자가 중역이나 간부인지를 증명하는 것은 영주권 신청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가운데 하나이다. 중역이나 간부임을 증명하기 위해 단순히 부하 직원의 수나 신청자의 명목상의 직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이 과연 업무상 중역이나 간부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세째, 미국에 있는 회사가 설립된지 적어도 1년 이상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한다. 이에는 회사가 1년 이상 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다는 재정 서류도 포함된다.
취업이민1단계인 노동승인에 소요되는 경비와 시간을 고려할 때, 중역과 간부가 노동승인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이민청원과 신분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혜택이다. 하지만 미국지사의 규모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취업이민 1순위가 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한국 본사에서 미국지사를 설립하고 본사 중역을 지사장으로 파견하는 경우가 있다. 주재원 비자로 미국에 입국하여 미국 지사가 설립된지 1년이 지나 취업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고자 한다. 하지만 지사 직원이 몇 명되지 않고 지난 1년간의 회사 실적도 좋지 못할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주재원이 취업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게 되면 이민국은 신청자가 업무상 중역이나 간부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점을 엄격히 심사할 것이다.
통상 부하 직원 수가 몇명 되지 않으면 관리자 역시 부하 직원이 해야할 일을 겸하게 마련이다. 취업이민 1순위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직원이 몇명 이상이어야 하고 회사 매출액이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 지에 대한 산술적인 기준은 없다. 하지만 지사 규모가 적을 경우에는 취업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기 전에 반드시 그 가능성을 알아보아야 한다. 실제로 지사 규모가 적은데 무리하게 취업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거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취업이민 2순위로 안전하게 신청하는 것이 좋다. (이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판 한국일보 <2015년 4월 6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