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하여 체류하다 보면 처음의 예상과 달리 미국에 더 머물러야 할 필요가 생기게 된다. 예를 들면, 미국에 관광 비자로 입국하였는데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다니고 있을 때 일정 기간 더 체류하여야 치료를 마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체류 기간을 연장하여야 할 상황은 많다. 무비자 시대에도 기존의 유효한 관광 비자 (B2)로 미국에 들어 오면 대부분의 경우 6개월의 체류 기간을 받는다.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하려는 분들은 많은 경우 체류 기간 연장이 쉽게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서류 준비에 소홀한 경우를 볼 수 있다. 철저한 준비없이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가 이민귀화국으로 부터 거절 통지를 받은 이후에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민귀화국이 체류 기간 연장 신청을 거절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결정을 번복시키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할 때 주의하여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에 있는 본인의 은행 구좌에 6개월 더 체류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대부분 은행 잔고 증명서를 연장 신청시 함께 제출한다. 은행 구좌에 얼마의 돈이 있어야 하느냐는 몇 사람이 연장 신청을 하는지 그리고 체류 기간 연장 사유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르다. 요즘처럼 미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민귀화국은 외국인이 미국에 들어와 불법적으로 일하는 것에 대단히 민감하다. 만일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하는 사람이 6개월 더 체류하는데 필요한 돈이 없다면 결국은 미국에 체류하면서 생활을 위해 불법적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6개월의 체류 기간이 더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를 적은 사유서를 신청서와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단순히 6개월 여행을 더 하고 싶다고 하거나, 미국에 있는 친지와 시간을 더 가지고 싶다고 하거나, 혹은 예술에 관심이 많아 미국 전역의 미술관을 들러 보고 싶다는 것과 같은 추상적인 사유로는 연장 신청이 되지 않는다. 사유서는 더욱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만일 건축가가 미국에 관광 비자로 입국하여 여행을 하면서 건축물 사진을 찍어 자료로 보관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체류 기간 연장 신청시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에 있는 건축물을 찾아 가서 사진을 찍을 것인지에 대한 여행 일정을 상세히 기술하여야 한다. 또한 미국에 입국한 이후 몸이 불편해 병원 치료를 받는다면 의사의 소견서나 병원 기록을 반드시 첨부하여야 한다. 이민귀화국이 체류 기간 연장 신청을 거절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신청자가 왜 미국에 6개월 더 체류하여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째, 체류 기간 연장 신청시 연장 받은 6개월이 지나면 반드시 출국한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한다. 따라서 연장 받는 6개월 이후 돌아갈 비행기 표를 실제로 발급받아 체류 기간 연장 신청시 함께 제출하여야 한다.
네째, 미국에 관광 비자로 너무 자주 입국하면 입국 심사시 관광 의도를 의심받게 된다. 이때 입국 심사관은 외국인에게 미국 입국은 허용하지만 미국에서 다른 신분으로 변경하거나,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또는 체류 기간을 연장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입국 신고서에 NO COS (Change of Status), NO AOS (Adjustment of Status), NO EOS (Extension of Status)라고 명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류 기간 연장이 힘들다. 체류 기간 연장을 신청하였으나 연장 신청이 거절되면 이민귀화국은 대부분 30일 기간을 주어 자발적으로 출국하도록 유도한다.
관광 비자로 미국에 입국하여 연장 신청을 하면 1년간 미국에 머무를 수 있지만 무비자로 입국하면 90일내에 일단 출국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와야 한다.
(이 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판 한국일보 <2010년 5월 3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