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나 미국에서 쌓은 회사 경력을 이용하여 취업 이민을 신청하려는 분들이 늘고 있다. 영주권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 나지만, 영주권을 실제로 받기는 여전히 힘들다. 가족 초청의 경우, 시민권자의 배우자, 부모, 그리고 21세 미만의 미혼 자녀를 초청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4년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시민권자가 형제 자매를 초청하는 경우는 현재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취업 이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문직 (학사 학위 소지자)이나 숙련직 (2년 이상의 경력자)을 위한 취업 이민 3순위도 우선 일자가 적용되어 영주권을 받기까지 상당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취업 이민 절차는 3단계로 나누어진다. 먼저, 영주권을 후원한 회사가 노동부으로부터 노동 승인 (Labor Certification)을 받게 되고, 둘째, 그 회사는 이민귀화국으로부터 영주권을 스폰서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검증 받게 되고 (I-140 이민 청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주권 신청자는 이민귀화국에 신분 조정 (I-485)를 신청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다.
물론 고학력이나 특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저명한 교수나 연구원, 그리고 다국적 회사의 중역이나 간부로 파견되어 나온 경우에는 취업 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취업 이민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할 경우 영주권 1단계인 노동 승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민 청원과 신분 조정을 신청하여 3개월 만에 노동 카드를 받을 수 있다.
만일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거나 학사 학위와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은 취업 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취업 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는 절차는 취업 이민 3순위와 같다. 중요한 차이점은 취업 이민 마지막 단계인 신분 조정을 바로 들어 갈 수 있는냐 하는 것이다. 신분 조정 (I-485)를 신청할 수만 있다면 그 동안 유지하고 있던 비자가 설령 영주권을 최종적으로 취득하기 전에 만료된다고 하더라도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면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노동 카드 (work permit)와 여행 허가서를 신분 조정과 함께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영주권을 취득하기 전이라도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또한 소셜 번호도 취득 할 수 있다. 물론 여행 허가증으로 한국을 다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취업 이민 3순위의 경우, 우선 일자가 적용되어 신분 조정 (I-485)를 바로 신청할 수 없다. 따라서, 신분 조정을 신청할 수 있을 때까지 어떻게든 미국에서 합법적인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 이민 2순위와 3순위사이에 영주권 수속 기간에 별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석사 학위를 소지하거나 혹은 학사 학위와 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경력자도 2순위가 아닌 3순위로 취업 이민을 많이 신청하였다. 하지만 2순위와 3순위사이에 수속 기간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하게 되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취업 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노동부의 노동 승인 (LC) 심사 또한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으며 심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취업 이민 2순위로 영주권 신청시 다음의 2가지를 주의하여야 한다. 첫째, 학사 학위를 요구하는 직책인 경우 무리하게 5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여 취업 이민 2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하게 되면 노동부로 부터 추가 서류 요청을 받게 된다. 이 추가 서류 요청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취업 이민 1단계를 통과하지 못한다. 둘째, 평균 임금이 높다는 것이다. 취업 이민을 신청하려면 먼저 노동청으로부터 평균 임금를 책정받는다. 이 평균 임금은 학위가 높을수록, 경력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평균 임금이 높아지면 영주권 스폰서는 재정적으로 그만큼 부담을 안게 된다. 왜냐하면, 영주권 신청시부터 영주권을 최종적으로 받을 때까지 회사는 노동청이 책정한 평균 임금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계속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 이민 2순위의 경우 3순위와 달리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으므로 미리 정확한 조언을 받아 대비하는 것이 시행 착오를 줄이는 길이 될 것이다.
(이 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판 한국일보 <2010년 02월 22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