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이민과 투자금
투자 이민 (EB-5)에 관한 한국인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2008년 회계연도에 전체 투자 이민자의 48%가 한국인이며 한국인이 미국에 투자한 액수만 2008년 회계 연도에 4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 투자 이민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미국 정부와 영주권을 비교적 단기간내에 취득하려는 외국인 투자자사이에 이해 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취업 이민을 신청하고 싶어도 신청자가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고, 영주권을 스폰서해 줄 회사를 찾기도 요즘 여간 힘들지 않다. 또한 자녀가 만 21세가 넘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모와 함께 영주권을 받을 수가 없다. 따라서 만 21세가 가까워지는 자녀를 가진 부모는 어떻게든 빨리 영주권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투자 이민 (EB-5)이 영주권 취득의 새로운 방법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 이민은 크게 3가지 경우로 이루어질 수 있다. 첫째, 100만불을 투자하고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10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는 사업을 함으로써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둘째, 인구 20,000명 이하의 전원 지역나 실업률이 평균 실업률보다 1.5배를 상회하는 지역에 50만불을 투자하여 1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유발함으로써 투자 이민을 신청할 수 있다. 세째, 이민귀화국이 지정한 투자 지역센터(Regional Center)에 50만불을 투자하고 1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직접적이 아닌 간적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투자 이민에 관해 고객과 상담을 하면 투자금 50만불 (혹은 100만불)을 어렵지 않게 마련할 수 있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 투자 이민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 이민 신청시 가장 중요한 요건이 자금 출처 (자금의 투명성)이다. 즉, 투자금이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마련되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만일 투자자가 사업을 하여 투자금을 마련하였다면 개인 세금 보고서와 함께 사업체 제반 서류가 필요하다. 이민귀화국은 투자자가 세금을 정상적으로 내고 투자금을 마련하였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한다. 또한 투자자가 부동산을 처분하여 투자금을 마련하였다면 부동산 매매 관련 서류와 함께 그 부동산을 어떻게 마련하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자금 출처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서 월급을 받아 투자금을 마련하였다면 지난 10년간 납세 증명서를 통해 생활비를 쓰고도 투자금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을 합리적으로 증명하여야 한다.
또한 투자 이민을 위한 투자금을 반드시 한국에서 송금할 필요는 없다. 미국 내에서 투자금을 마련하여도 가능하다.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사람도 245(i) 조항의 적용을 받는 경우에는 투자 이민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업을 하여 투자 이민을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였다면, 비록 매년 세금 보고를 착실히 하였다 하더라도 합법적인 신분에서 사업을 한 것이 아니므로 투자 이민을 신청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실무를 해 보면, 해당 투자금의 합법적인 자금 출처를 100% 증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때는 한국의 국세청이나 이민귀화국이 납득할 정도의 자료들을 제출하여야 한다. 갈수록 이민귀화국의 자금 출처에 대한 심사가 엄격해 지는 시점에서 투자 이민을 신청하기 전에 자금의 투명성 부분을 전문가로 부터 미리 조언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투자이민 상담을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원금 회수와 영주권 취득 가능성이다.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 지역 센터의 프로젝트가 원금 상환을 어떤 방식으로 보장해 주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그리고 해당 투자 지역 센터 프로젝트가 현재까지 투자자에게 원금을 제대로 돌려 주었는지 그리고 프로젝트의 주체가 사기업인지 아니면 (준)정부 기관인지 하는 것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또한 해당 투자 지역 센터를 통해 정식 영주권을 받은 선례가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이 경희 변호사 (213) 385-4646)
미주판 한국일보 <2009년 8월 10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