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의 해외 출산 자녀에 대한 시민권 부여 규정 논란이 대법원까지 확산돼 주목되고 있다.

LA타임스는 마라화나 거래 혐의로 추방 조치를 당한 한 멕시코 출생자의 항소를 통해 어머니와 아버지 중 어느 쪽이 시민권자인지에 따라 시민권 부여 여부가 달라지는 현 법규가 도마에 올랐다고 1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행 법규는 미혼 시민권자 여성이 해외에서 낳은 아이에는 자동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반면 미혼 시민권자 남성의 해외 출산 자녀는 그렇지가 않다.

문제의 주인공인 루벤 플로레스-빌라는 미국인 아버지와 멕시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미국에 거주하는 아버지 손에 자랐다. 그는 마약상으로 검거돼 지난 2006년에 4번째 추방명령을 받고 항소 중이다.

그의 변호사 스티븐 후바첵은 대법원 심의에서 '아이는 어머니가 키운다는 것은 오래된 고정관념'이라며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에서 이뤄지는 성차별은 헌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플로레스-빌라는 외국인으로서 추방되는 게 아니라 시민권자의 한명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관계없이 플로레스-빌라가 시민권자 판정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대법원은 누군가를 미국 시민으로 인정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내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존 로버츠 주니어 연방 대법원장은 '해외 출생 자녀에 대한 시민권 부여 여부는 남녀 모두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맞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