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포괄적 이민개혁안 추진 전망 '11월 선거 카드…공화당과 차별화 전략'
Date:
07/07/2010
연설에서 구체적 일정은 밝히지 않아
히스패닉 끌어안기…연내 추진 미지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포괄적인 이민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민개혁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온 공화당에 행동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문제만을 놓고 연설을 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노력이 이민개혁을 향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배경과 향후 이민개혁 전망을 살펴본다.
■ 포괄적인 이민개혁 공론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이민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이나 일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이민개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입장을 밝히고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연설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현 이민정책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망가져 있다'며 개혁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민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추가 불법이민은 막되 기존 불법체류자는 구제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불법체류자 사면논란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조건 없는 사면은 현명하지도 않고 공평하지도 않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신 일정한 절차를 통해 불법체류자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민개혁 전에 국경 수비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국경 수비만으로 불법이민을 막을 수 없다며 불법이민문제가 이민개혁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애리조나주 불법이민단속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불법이민문제의 심각성은 이해하지만 방향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리조나주의 불법이민단속법은 해당 주와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화당에 대해 행동을 촉구했다.
자신과 민주당 국민은 이민개혁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이민문제는 수년 전과 같은 초당적인 지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해 이민개혁이 지지부진한 원인이 공화당에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 2006년 전임 부시 행정부 시절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존 매케인 의원 등 공화당 의원 11명의 지지에 힘입어 초당적인 이민개혁안을 도출한 바 있다.
이들 의원은 지금은 태도를 바꿔 이민개혁에 소극적이거나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의원들에게 이민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 선거 의식 정치행보 시각도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선거를 앞둔 정치행보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개혁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이번 연설은 선거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이민문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공화당과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개혁 카드를 들고나와 올 선거에서 히스패닉계 유권자들과 이민자들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히스패닉계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요 지지기반이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민개혁을 핵심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한몫을 했다.
하지만 이민개혁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상당수 히스패닉계와 이민단체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고 일부는 노골적인 불만도 표시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적극 대응책에 나서고 있다.
지지부진한 이민개혁을 공론화함으로써 히스패닉계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설도 이런 대응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민개혁이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비록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자신으로서는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던지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 공화당 냉담 연내 추진 미지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움직임이 이민개혁을 향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의회 분위기 등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연내 이민개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공화당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현실을 무시한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높은 실업률 등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개혁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2006년 이민개혁안을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뉴햄프셔)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후 이민개혁 전에 국경수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딕 루거 의원(인디애나)도 현 정치상황이 이민개혁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은 공화당이 태도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제문제 등 외에도 불법체류자 구제에 대한 공화당 내 반대여론이 여전히 강하다는 지적이다.
■이민개혁안 내용은? 일정한 절차 거치면 불체자에 합법 신분
오바마 행정부는 민주당 찰스 슈머 상원의원과 공화당 린지 그래함 상원의원이 제안한 개혁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 안의 골자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해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되 불법이민은 최대한 막겠다는 것. 불법체류자가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한 뒤 벌금과 세금을 내고 사회봉사활동을 해야 합법 체류 신분으로 전환된다.
이후 영어교육 이수, 신원조회 등을 거쳐 영주권을 받게 된다. 불법이민 단속은 국경의 밀입국단속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비롯해 불법취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위조나 변조가 어려운 최첨단 소셜시큐리티 카드가 도입되고 고용현장에 소셜시큐리티 카드 판독기를 설치, 취업자의 신분을 확인하도록 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0. 07. 07)
히스패닉 끌어안기…연내 추진 미지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포괄적인 이민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민개혁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온 공화당에 행동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문제만을 놓고 연설을 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노력이 이민개혁을 향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배경과 향후 이민개혁 전망을 살펴본다.
■ 포괄적인 이민개혁 공론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이민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이나 일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이민개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입장을 밝히고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연설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현 이민정책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망가져 있다'며 개혁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이민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추가 불법이민은 막되 기존 불법체류자는 구제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불법체류자 사면논란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조건 없는 사면은 현명하지도 않고 공평하지도 않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신 일정한 절차를 통해 불법체류자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민개혁 전에 국경 수비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국경 수비만으로 불법이민을 막을 수 없다며 불법이민문제가 이민개혁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애리조나주 불법이민단속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불법이민문제의 심각성은 이해하지만 방향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리조나주의 불법이민단속법은 해당 주와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화당에 대해 행동을 촉구했다.
자신과 민주당 국민은 이민개혁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이민문제는 수년 전과 같은 초당적인 지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해 이민개혁이 지지부진한 원인이 공화당에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 2006년 전임 부시 행정부 시절 포괄적인 이민개혁을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존 매케인 의원 등 공화당 의원 11명의 지지에 힘입어 초당적인 이민개혁안을 도출한 바 있다.
이들 의원은 지금은 태도를 바꿔 이민개혁에 소극적이거나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의원들에게 이민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 선거 의식 정치행보 시각도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선거를 앞둔 정치행보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민개혁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이번 연설은 선거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4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이민문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공화당과 차별화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개혁 카드를 들고나와 올 선거에서 히스패닉계 유권자들과 이민자들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히스패닉계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요 지지기반이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민개혁을 핵심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한몫을 했다.
하지만 이민개혁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상당수 히스패닉계와 이민단체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고 일부는 노골적인 불만도 표시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적극 대응책에 나서고 있다.
지지부진한 이민개혁을 공론화함으로써 히스패닉계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설도 이런 대응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민개혁이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비록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자신으로서는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에서 던지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 공화당 냉담 연내 추진 미지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움직임이 이민개혁을 향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의회 분위기 등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연내 이민개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공화당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현실을 무시한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높은 실업률 등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개혁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2006년 이민개혁안을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뉴햄프셔)은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후 이민개혁 전에 국경수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딕 루거 의원(인디애나)도 현 정치상황이 이민개혁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은 공화당이 태도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제문제 등 외에도 불법체류자 구제에 대한 공화당 내 반대여론이 여전히 강하다는 지적이다.
■이민개혁안 내용은? 일정한 절차 거치면 불체자에 합법 신분
오바마 행정부는 민주당 찰스 슈머 상원의원과 공화당 린지 그래함 상원의원이 제안한 개혁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 안의 골자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해 일정한 절차를 거쳐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되 불법이민은 최대한 막겠다는 것. 불법체류자가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한 뒤 벌금과 세금을 내고 사회봉사활동을 해야 합법 체류 신분으로 전환된다.
이후 영어교육 이수, 신원조회 등을 거쳐 영주권을 받게 된다. 불법이민 단속은 국경의 밀입국단속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를 비롯해 불법취업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위조나 변조가 어려운 최첨단 소셜시큐리티 카드가 도입되고 고용현장에 소셜시큐리티 카드 판독기를 설치, 취업자의 신분을 확인하도록 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0. 07.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