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 입증 못 하면 영주권 거부
이민국이 학생 비자 소지자에 대한 영주권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학생 비자로 체류한 기간 동안 학비나 생활비 등의 재정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보충서류를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민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최근 이민서비스국(USCIS)은 비자 소유 기간에 상관없이 영주권을 신청한 모든 학생 비자 소지자에게 미국 내에서 체류하는 동안 재정 상태와 관련,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근거를 요구하고 만약 경로가 불분명할 경우 영주권 신청이 거부되고 있다.
신중식 변호사는 "예전에는 영주권 신청자에 대해 I-20가 합법적으로 계속 연결됐는지만 심사했지만 지금은 체류기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 생활비와 학비를 조달했는지 조사한다"며 "특히 유학 비자를 통해 몰래 일하면서 일부 생활비나 학비를 충당했을 경우 한국으로부터 송금 기록 등을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영주권 거절 사유의 핵심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즉, 심사관들은 신청자가 한국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받아온 증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할 경우 '돈 줄'의 경로를 불분명하게 여기고 결국 미국 내에서 불법적으로 수입을 얻은 것으로 판단, 영주권 발급을 불허하고 있는 셈이다.
영주권을 신청 중인 성윤정(31·가명)씨는 "이민국에서 유학생 신분 동안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했느냐고 묻기에 부모님이 미국에 올 때 현금도 주고 미국 내 친척들이 조금씩 도와줬다고 했더니 증거나 서류가 있는지 묻더라"며 "진술만으로는 안 된다며 도움을 받은 근거에 대해 보충 서류를 요구해서 은행 스테이트먼트 등의 기록을 찾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USCIS가 지난 수년간 불법 I-20 발행 등 유학생을 대상으로 편법 운영을 해온 학교들이 늘어나자 이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학생 비자 소유자에 대한 영주권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USCIS 가주 지부 한 관계자는 "학생 비자를 합법적으로 유지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영주권 심사시 재정 기록뿐 아니라 학교 생활을 실제로 입증할 수 있는 숙제 기록, 성적 증명서, 강의 노트 등도 요구할 수 있다"며 "이는 학생비자를 편법을 통해 유지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인데 그러한 정황이 발견되면 영주권 신청이 거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학생 비자 소지자에 대한 영주권 심사가 강화되자 전문가들은 영주권 신청시 세세한 서류까지 미리 다 준비해둘 것을 조언하고 있다.
제니 김 변호사는 "I-20로 문제가 있었던 학교에 다녔을 경우 뒤늦게 재학 기록 등을 요청했다가 학교가 문을 닫는 바람에 관련 서류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교수와 주고 받았던 이메일까지도 다 저장해두는 게 좋다"며 "학생 신분으로 체류하는 동안 미국 내에서 비자를 유지하면서 절대 불법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는 미리 챙겨둘 것"을 조언했다.
장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