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영주권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통하여 영주권을 신청하고자 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특히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져 미국에서의 교제가 수월해졌다.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 영주권 신청 첫 단계인 이민청원과 두 번째 단계인 신분조정을 통해 미국에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미국 시민권자가 한국으로 나가 결혼을 하고 그 배우자가 한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시민권자는 청원서를 이민귀화국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은 이후 한국에 있는 배우자가 주한 미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통해 이민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그리고 입국후 통상 4주내에 영주권 카드를 우편으로 받게된다.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체류 기간을 넘기거나 해당 비자가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 미국에 체류해온 사람들 역시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게 되면 미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 밀입국한 경우에는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하더라도 새로운 사면 조항이 나타나지 않는 한 신분 조정을 미국에서 할 수 없다. 시민권자와 결혼을 하여 영주권을 신청하게 되면 지문을 찍게 되고 이민귀화국의 심사가 끝나면 영주권 인터뷰 날짜를 통보받는다. 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한 많은 분들은 결혼 자체가 정상적인 결혼이므로 인터뷰를 쉽게 생각하여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민귀화국의 입장에서는 결혼을 통한 영주권 신청중 상당 케이스가 거짓 (marriage fraud)이다 보니 제출된 서류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인터뷰때 여러가지를 날카롭게 물어보게 된다.
인터뷰시 주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영주권 신청 이후에 업데이트된 자료들을 꼼꼼히 준비하여야 한다. 결혼 전에 두사람이 정상적으로 교제하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 예를 들면 교제 사진, 이메일 교환 내역, 휴대폰 전화 내역, 카드나 선물등을 준비하여야 한다. 또한 결혼 이후 두 사람 명의로 된 서류, 예를 들면 집 렌트 계약서, 보험, 공과금 내역, 은행 구좌, 공동 크레딧 카드 내역등을 적어도 5개 이상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만일 두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많다면 아예 앨범을 만들어서 들고 가는 것이 좋다.
둘째, 연세가 많으신 분이 시민권자와 재혼을 하여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 특히 인터뷰가 까다롭다. 심사관의 입장에서는 영주권이 필요해서 결혼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터뷰시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하여 여러 가지 사항을 물어 보기도 한다. 그리고 무례한 질문을 심사관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연세가 있으신 분은 인터뷰에 앞서 구비 서류 준비와 답변에 신경을 특히 많이 써야 한다.
세째, 인터뷰시 심사관의 질문을 미리 모두 예상할 수는 없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이 경우 심사관은 신청자의 대답을 몰라서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신청자가 정식하게 답변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이 오더라도 정직하게 답변해야 한다.
네째,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통역자를 대동하는 것이 좋다. 시민권자 배우자가 영어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배우자가 통역해 줄 수는 없다. 영어에 자신이 없게 되면 자칫 긴장하게 되어 평범한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 적지 않은 분들이 인터뷰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인터뷰를 하다가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하고 추가 자료 요청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심사관이 두 사람의 결혼을 의심하는 경우는 한사람씩 따로 인터뷰를 하여 두 사람의 대답이 서로 일치하는지 대조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만일 인터뷰를 통과하지 못해 추가 서류 요청을 받게 되면 영주권을 받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을 또 기다려야 한다.
영주권 인터뷰를 무사히 통과하게 되면 외국인 배우자는 2년간 유효한 조건부 영주권 혹은 정식 영주권을 받게 된다. 조건부 영주권은 인터뷰 시점에서 결혼한지 2년이 안된 배우자에게 주어진다. (이경희 변호사 (213) 385-4646/(949) 551-4646)
미주판 한국일보 <2013년 4월 11일자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