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법무팀, 불체자 구제 외 추가 사안 검토 중
의회에서 실패한 이민개혁을 행정명령을 통해 일부 보완하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에 전문직 취업(H-1B)비자의 적체 완화 방안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민개혁 조치를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포함하는 방안을 백악관 법무팀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고숙련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려 온 첨단 IT기업을 중심으로 재계는 해외 우수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H-1B 비자 등 취업비자 문호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해 왔고 이에 막대한 로비 자금을 투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불체자 구제가 핵심이 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취업이민.비자 관련 사항이 포함된다면 H-1B 비자 적체 완화가 최우선 순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불체자에 대한 행정적 구제 조치 외에 논의되고 있는 취업이민 관련 사안은 H-1B 비자 문제 외에는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H-1B 비자의 쿼터 자체를 늘리는 등의 조치는 행정부의 권한으로 시행할 수는 없고 의회의 법 개정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법무팀이 가능한 대안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이 망가진 이민 시스템 해결이 국정과제였던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의회에서 이민개혁법안 통과가 실패한 후인 임기 막판에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의 졸업 후 현장실습(OPT) 기간을 17개월 연장하는 등 26개의 이민 관련 행정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금까지 취업이민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아 일부 H-1B 비자 소지자의 배우자(H-4)에게도 노동허가를 발급하는 방안이 최근 여론 수렴 절차를 마친 것 정도가 전부다.
한편 현재 가능한 행정적 조치 가운데 취업이민과 관련해 가장 많이 요청되는 것은 취업이민 신청자가 노동부의 노동승인(PERM)이나 취업이민청원(I-140)을 접수시킨 상태에서도 노동허가를 발급 받아 비자 신분을 유지하지 않고도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재는 영주권 신청(I-485) 후에만 노동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통령은 국토안보부 등 관계 부처에 올 여름까지 권고안을 작성해 올릴 것을 지시한 상태다. 행정명령은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9월쯤 발표돼 11월 중간선거에서 최대한 효과를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박기수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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