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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영주권자 잦은 해외체류 ‘주의’

Date: 03/19/2013
10여년 전 영주권을 취득한 뒤 매년마다 5개월가량을 한국에 나가 머무르면서 딸이 사는 미국을 오가는 생활을 하던 김모(55)씨는 최근 영주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김씨의 10년 넘게 반복되는 출입국 유형을 이상하게 여긴 공항 입국심사 요원이 김씨에게 실제로 미국거주 여부를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고 결국 영주권 재심사 재판에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

이후 김씨는 변호사와 상의한 뒤 영주권을 자진 포기하는 편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데 불편이 덜 하다는 판단 아래 영주권 포기를 결정했다.

김씨는 “재심사 재판에서 영주권 박탈 결정이 내려지면 3년 동안 미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을 것 같았다”며 “영주권 자진 포기 때 이같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말에 포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주권자들이 해외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지 않으면 영주권 신분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처럼 해외 체류가 6개월 이내이거나 재입국 허가서를 갖고 있더라도 타당한 사유 없이 해외에 머문 기간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영주권 재심사 재판에 회부돼 영주권을 상실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민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영주권자들은 해외에서 1년 이상 체류하고 귀국할 경우 반드시 미리 발급받은 ‘재입국허가서’를 이민국에 제출해야 한다.

재입국 허가서를 발급받지 않고 영주권자가 1년 이상 해외 거주를 하면 이민국은 미국 거주 의도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재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 6개월 동안만 머물렀어도 직장이나 주요 주소지가 외국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영주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1년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체류할 경우 이민국은 영주권을 포기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는 것이다.

이승우 변호사는 “영주권자가 재입국 허가서 없이 365일 넘게 해외에 체류하면 자동으로 영주권을 빼앗기게 된다. 또 180일 이상 해외에 체류했다면 이민관은 미국에 거주 의사가 있는지 의심하고 심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주권자는 1년 중에 미국에 거주한 날이 외국에 거주한 날보다 많아야 한다”며 “장기 해외체류를 그 동안은 문제 삼지 않다가 갑자기 까다롭게 심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입국 허가서를 발급 받았다 하더라도 1년 넘게 해외에 장기 체류할 때도 재입국이 금지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재입국 허가서는 일반적으로 2년 동안의 해외 장기체류를 허용하지만 이민국에서 판단할 때 미국에서 영주할 의도가 없다고 보일 경우 재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김유진 변호사는 “재입국 허가서가 완벽하게 재입국을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영주권자가 장기간 외국 여행을 할 경우 미국에서의 거주와 관련한 제반 활동 및 유대관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3. 0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