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개혁안 가속…상원선 8월초까지 매듭
Date:
01/29/2013
국경 감시 강화 전제조건으로
장기 불체자 시민권 취득 기회
과학기술자에 노동허가증 발급
지난 대선때 1100만표 힘 실감
공화당내 반대 목소리도 줄어
오바마는 29일 개혁원칙 연설
28일 이민개혁안 초안을 마련한 연방상원의원들은 될 수 있으면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8월 초까지 법안의 의회 승인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초안 내용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법 집행은 강력하고 불법체류자들이 갖는 기회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하고 있어 법안 심의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이민개혁안 초안이 나온 데 반가움을 표시했다. 클라크 스티븐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늘 강조했듯이 이민법 개혁은 최우선 정책 과제이며 초당적 지지로 협의가 진전되는 점을 치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국경감시 강화하고 영주권 허용= 총 5쪽 분량의 초안은 크게 네 가지 방안을 담고 있다. 우선 국경 감시를 강화하는 등을 전제 조건으로 이미 미국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불체자에게 시민권을 취득할 공정한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불체자는 신원조사를 통과하고 벌금 및 체납 세금을 내면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시험적(probationary)' 법적 지위를 얻게 되며 이후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과 기록이 있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은 자격 미달로 강제 추방될 수 있다.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추방유예 조치에 해당되는 불체 자녀들은 시민권 취득 조건이 상당 부분 완화된다. 또 대학에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불체자에게 취업이 가능한 노동허가증 발급안도 포함됐다. 신분 도용과 불법 고용을 막을 효과적인 고용 확인 제도를 마련하고 미국의 노동자들을 보호하면서도 노동력 수요에 부응해 잠재 근로자를 받아들일 수 있게 취업이민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반면 불체자 단속안으로는 밀입국자를 줄이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에 배치된 국경수비대 요원 수를 늘리고 무인기를 비롯한 감시장비를 추가 설치한다. 그러나 인종별 자료 수집 행위나 부적절한 무력 사용은 금지하는 방침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자 만료로 불법 체류자가 된 이들은 일제히 정부에 등록하도록 했다.
▶공화당 사실상 사면 허용= 공화당 내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이번 합의안이 불법 이민에 대한 사실상의 '사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반대 목소리는 지난 대선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오바마 당선에 불법이민 포용책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당시 유권자 10%에 해당하는 라틴계 71%는 오바마를 지지했지만 미트 롬니 후보는 라틴계 유권자의 27%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공화당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최근 ABC 방송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히스패닉 표를 어마어마하게 잃었다. 이것이 주요 패인 중 하나란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민개혁안을 지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초당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미국내 불체자 인구는 1100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멕시코 출신(620만 명)을 포함해 라틴계가 78%로 절대 다수다.
〈그래픽 참조>
매케인 상원의원은 "양당 특히 공화당 쪽에서 포괄적인 이민 개혁 법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시점도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해 이민개혁안 진행이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도 이민개혁 시동= 한편 이민법 개혁을 2기 임기 역점 사업으로 여기는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델 솔 고등학교를 방문 연설을 통해 이민개혁의 원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내달 12일로 예정된 새해 국정연설에는 이를 추진할 시행안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불체자 구제 내용이 포함된 이민개혁안을 관철하면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대대적인 사면조치를 취한 이후 30년 만에 단행되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라티노들이 대거 밀집해있는 곳에서 포괄적 이민개혁안의 방향을 천명하겠다는 것은 새로 시작된 2기 임기 기간동안 개혁작업을 멈추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것을 공화당 반대파들에게 알리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는 진작부터 확고했다. 그는 2010년 애리조나 주정부가 합법적인 이민서류를 보유하지 않은 외국인의 거주와 취업을 금지한 까다로운 이민법을 제정하자 "연방정부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제소 대법원으로부터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다.
또 대선을 앞둔 지난해 6월에는 불법 체류자 중 상당수가 2년 동안 추방을 면하고 취업 비자를 얻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선 공약으로도 재선되면 의회에 이민법 개혁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선 성공 후 처음으로 가진 회견에서도 2013년을 이민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재확인했다. 그는 "백악관 참모들이 이미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이민개혁법안을 성사시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연화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3.01.28)
장기 불체자 시민권 취득 기회
과학기술자에 노동허가증 발급
지난 대선때 1100만표 힘 실감
공화당내 반대 목소리도 줄어
오바마는 29일 개혁원칙 연설
28일 이민개혁안 초안을 마련한 연방상원의원들은 될 수 있으면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8월 초까지 법안의 의회 승인절차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초안 내용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법 집행은 강력하고 불법체류자들이 갖는 기회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하고 있어 법안 심의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이민개혁안 초안이 나온 데 반가움을 표시했다. 클라크 스티븐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늘 강조했듯이 이민법 개혁은 최우선 정책 과제이며 초당적 지지로 협의가 진전되는 점을 치하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국경감시 강화하고 영주권 허용= 총 5쪽 분량의 초안은 크게 네 가지 방안을 담고 있다. 우선 국경 감시를 강화하는 등을 전제 조건으로 이미 미국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불체자에게 시민권을 취득할 공정한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불체자는 신원조사를 통과하고 벌금 및 체납 세금을 내면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는 '시험적(probationary)' 법적 지위를 얻게 되며 이후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과 기록이 있거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들은 자격 미달로 강제 추방될 수 있다.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가 시행한 추방유예 조치에 해당되는 불체 자녀들은 시민권 취득 조건이 상당 부분 완화된다. 또 대학에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불체자에게 취업이 가능한 노동허가증 발급안도 포함됐다. 신분 도용과 불법 고용을 막을 효과적인 고용 확인 제도를 마련하고 미국의 노동자들을 보호하면서도 노동력 수요에 부응해 잠재 근로자를 받아들일 수 있게 취업이민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반면 불체자 단속안으로는 밀입국자를 줄이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에 배치된 국경수비대 요원 수를 늘리고 무인기를 비롯한 감시장비를 추가 설치한다. 그러나 인종별 자료 수집 행위나 부적절한 무력 사용은 금지하는 방침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자 만료로 불법 체류자가 된 이들은 일제히 정부에 등록하도록 했다.
▶공화당 사실상 사면 허용= 공화당 내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이번 합의안이 불법 이민에 대한 사실상의 '사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반대 목소리는 지난 대선 이후 분위기가 바뀌면서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오바마 당선에 불법이민 포용책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당시 유권자 10%에 해당하는 라틴계 71%는 오바마를 지지했지만 미트 롬니 후보는 라틴계 유권자의 27%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공화당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최근 ABC 방송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히스패닉 표를 어마어마하게 잃었다. 이것이 주요 패인 중 하나란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민개혁안을 지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초당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미국내 불체자 인구는 1100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멕시코 출신(620만 명)을 포함해 라틴계가 78%로 절대 다수다.
〈그래픽 참조>
매케인 상원의원은 "양당 특히 공화당 쪽에서 포괄적인 이민 개혁 법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시점도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해 이민개혁안 진행이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도 이민개혁 시동= 한편 이민법 개혁을 2기 임기 역점 사업으로 여기는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델 솔 고등학교를 방문 연설을 통해 이민개혁의 원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내달 12일로 예정된 새해 국정연설에는 이를 추진할 시행안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불체자 구제 내용이 포함된 이민개혁안을 관철하면 지난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대대적인 사면조치를 취한 이후 30년 만에 단행되는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라티노들이 대거 밀집해있는 곳에서 포괄적 이민개혁안의 방향을 천명하겠다는 것은 새로 시작된 2기 임기 기간동안 개혁작업을 멈추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것을 공화당 반대파들에게 알리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는 진작부터 확고했다. 그는 2010년 애리조나 주정부가 합법적인 이민서류를 보유하지 않은 외국인의 거주와 취업을 금지한 까다로운 이민법을 제정하자 "연방정부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제소 대법원으로부터 위헌 결정을 이끌어냈다.
또 대선을 앞둔 지난해 6월에는 불법 체류자 중 상당수가 2년 동안 추방을 면하고 취업 비자를 얻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선 공약으로도 재선되면 의회에 이민법 개혁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선 성공 후 처음으로 가진 회견에서도 2013년을 이민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재확인했다. 그는 "백악관 참모들이 이미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이민개혁법안을 성사시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연화 기자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3.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