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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더 까다로워진 무비자 입국심사… 과거행적까지 찾아내 문제 삼아

Date: 01/28/2013
10년 전까지 LA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갔던 김모(50)씨는 얼마 전 무비자 입국 프로그램인 ‘ESTA’를 통해 LA 국제공항에 입국하려다 입국심사관에게 제지를 당해 2차 심사대로 넘겨져 출국조치를 당할 뻔했다.

알고 보니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 2차례 음주운전(DUI)으로 적발됐던 기록이 입국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게 이유였다.

김씨는 당시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뒤 교육과 갱생 프로그램 등 법원 판결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은 뒤 가까스로 입국할 수 있었지만, 이민국 조사관으로부터 ‘앞으로 무비자 입국 자격은 박탈되고 미국에 오려면 반드시 방문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이민국 기록에 14년 전인 99년에 음주운전으로 걸린 기록까지 나오더라”며 “입국심사가 강화됐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 들어 공항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음주운전 적발 기록 등이 문제가 돼 2차 심사로 넘겨지는 등 입국심사대에서 곤욕을 치르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또 방학기간을 이용해 어학연수나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청소년과 어린이 및 유학생들에 대한 입국심사가 한층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LA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연방 이민세관국경국은 입국심사 때 10년 이상 된 음주운전 적발 기록까지 심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일단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발견되면 체류신분과 상관없이 모두 2차 심사대로 보내고 있다.

이민 당국은 이 과정에서 법원판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입국심사 대상자 가운데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일단 입국을 허가하고 있으나 방문비자를 갖고 있거나 무비자 입국자는 현장에서 곧바로 출국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항 관계자는 “음주운전 기록은 10년 동안 남아 있으며 음주운전 기록이 명쾌하게 해결되었더라도 2차 심사대로 보내진다”며 “프로베이션 기간을 위반했다든지 하는 사실이 있으면 출국조치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어학연수나 연수 프로그램 목적으로 입국하는 청소년과 학생들에 대한 입국심사도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돈을 내고 학원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반드시 학생비자를 받아 입국해야 하지만 무비자 또는 방문비자로 입국하다가 입국심사관에게 적발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생이나 어린이 단체 및 어린 학생들 사이에 인솔자가 있는 경우 집중단속 대상이다.

또 학업수행 목적이 뚜렷하지 않고 단기 어학연수 등을 위해 학생비자로 입국하는 유학생들도 까다로운 심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공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항 관계자는 “어린이나 학생들은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에 방문 목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심사관들이 꼬치꼬치 묻는 경향이 있다”며 “비자 없이 입국하면서 영어를 배우러 왔다고 얘기해 단체로 추방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무비자 프로그램으로 입국했다가 체류기간을 3개월 이상 넘겨 출국한 뒤 재입국하거나 ▲출국 뒤 1~2주 만에 다시 입국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 ▲과거 범죄사실이 나오는 경우 등의 이유로 2차 심사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공항 관계자는 전했다.


<정대용 기자>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3. 0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