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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속속들이 알고 미국행…'똑똑한 이민자' 는다

Date: 02/23/2012
'스마트 이민'이 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이민자들이 똑똑해지고 있는 것. 이민업계에 따르면 친척이나 친지의 권유로 막연한 기대를 품고 미국땅을 밟는 사례가 주는 대신 한국에서 미국 사정을 속속들이 파악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는 '준비된 이민자'가 늘고 있다.

미국 이민을 결행하는 이들의 변화 추세에 발맞춰 미주 지역 이민 변호사들도 따라서 변하고 있다. 예전엔 가만히 앉아 고객을 기다렸다면 요즘엔 한국 출장을 통해 잠재 이민자들과 상담하는 변호사들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로 무장하고 태평양을 오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스마트 이민 시대의 변화를 짚어 봤다.

정착지·비즈니스·학군 등

인터넷 통해 전문가 수준 파악

전체 수속 비용도 크게 줄여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 직업이 신출내기 이민자 직업 된다.'

과거 갓 이민 온 이들이 미국에서 직업을 선택하는 방식을 두고 유행하던 말이다. 이민 경력이 오랜 올드타이머라면 공감하는 이들도 많을 터다. 하지만 이젠 옛말이다.

최근 미국에 오는 한인 신규 이민자의 상당수는 한국에서 미래 설계를 거의 마친 뒤 태평양을 건넌다. 한국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하던 중 지난 해 가을 텍사스주 댈러스에 샌드위치샵을 구입해 소액투자이민비자(E-2)로 정착한 30대 박인근씨의 이민 과정은 그 좋은 예다.

그랜드캐년에서 가족 여행을 즐기던 중 이민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박씨는 여행을 마치고 무작정 한인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변호사는 그에게 E-2를 권유했다.

한국에 돌아간 박씨는 이민정보 카페 웹사이트를 통해 살기 좋은 곳을 찾았다. LA는 날씨도 좋고 한인도 많아 생활하기 괜찮았다. 하지만 오랜 조사 끝에 최근 한인 인구가 증가하는 댈러스를 점찍었다.

다음은 비즈니스 매물을 찾을 차례였다. 한국의 이주공사에 가서 정보를 얻었다. 또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에서 댈러스의 생활정보를 얻고 수속방법에 대한 조언도 얻었다. 인터넷 카페에서 최근 한국으로 역이민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미국 정착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그리고 지난 해 여름 연고도 없는 댈러스를 일주일 여정으로 찾았다. 비즈니스를 찾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미니마켓 커피숍 샌드위치숍 등 3개의 매물을 점찍고 귀국했다. 다시 인터넷 검색이 이어졌다.

지난 해 9월 마지막으로 휴가를 내고 댈러스를 다시 찾은 박씨는 샌드위치숍 구입을 결정했다. 그의 미국 생활은 이처럼 치밀한 준비와 연구 끝에 시작됐다.

박씨처럼 직접 이민을 준비하는 사례는 나날이 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민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각 포털사이트엔 미국생활 정보 제공 사이트가 즐비하다. '미시 USA'를 비롯한 미국내 유명 한글 사이트에선 미국 이민을 앞두고 정착지, 유망 비즈니스, 유명 학군 등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이들의 질문이 넘쳐난다.

LA의 이승우 이민 변호사는 '최근에는 상담자 중 많은 수가 이민법, 비즈니스 트렌드 등에 거의 전문가 수준의 정보를 이미 알고 온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이들 중엔 마지막 단계에서만 법률적인 자문을 얻는 방식으로 전체 이민수속 비용을 낮추려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