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다시 한번 마구잡이 추방 규정에 제동을 걸었다.

이민서비스국(USCIS)은 7일 추방재판 절차를 밟기 위해 이민법원에 출두하라는 소환통지서를 범법자들에게 한해 발송한다는 새 시행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8월 오바마 행정부가 단순 불법체류자의 추방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후 집행 당국에서 나온 첫 규정이라 주목받고 있다.

특히 USCIS는 서류수속 시 불법체류 기록 등 추방사유가 발견돼도 이를 이민세관단속국(ICE)이나 국경세관보호국(CBP)을 통해 추방재판에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USCIS는 지금까지 영주권이나 시민권 수속 도중 범법기록 등이 발견됐을 경우 자동적으로 추방통지서를 발부해 왔었다. 이 때문에 서류수속 도중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민권 신청을 미루거나 심지어 해외여행도 하지 못하는 케이스도 상당수 보고된 바 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살인이나 강간 등 중범죄자를 제외한 단순 불체자나 경범죄자일 경우 수속 과정에서 추방통지서(NTA) 발송이 중단된다. 또한 사기혐의가 발견됐을 경우 서류위조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서류수속을 진행하게 된다고 USCIS는 밝혔다.

USCIS는 '우리 임무는 이민 서류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다. 앞으로 추방과 관련된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이민변호사협회는 '국토안보부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민 정책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며 새 조치를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편 USCIS와 별도로 CBP 역시 국경 인근의 대중교통 이용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불심검문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나 불체자 추방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