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경제엔 도리어 악영향
Date:
10/31/2011
불체자 추방 러시로 인구지형 변화..3D 업종 임금 급등
영세 자영업자 많은 한인 사회도 큰 경제적 피해
미국에서 확산 일로에 있는 이민법 강화가 미국 사회 전반에 예기치 않은 현상을 낳고 있다.
불법이민 단속법의 피해자로 볼 수 있는 히스패닉 주민들의 현실정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인구 지형이 바뀌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히스패닉에게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으려는 의도와 달리 되레 경제가 움츠러드는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
2010년 미국 인구 조사 결과를 보면 히스패닉 인구가 거의 전 지역에 걸쳐 급증한 가운데 애리조나주의 경우 190만명으로 집계돼 당초 추정치를 8.7%나 밑돌았다.
지난 7월에는 애리조나에서 1년 새 히스패닉 인구가 10만명이나 줄어들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가장 먼저 히스패닉 불체자를 겨냥한 단속법을 도입함으로써 반이민 감정에 불을 지른 곳으로,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인구 감소의 원인을 반이민법에서 찾고 있다.
보수색이 짙은 남부의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에서도 애리조나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앨라배마는 근래 히스패닉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주로 조사됐지만 올해 가장 강력한 반이민법을 도입한 뒤로 '거리에서 히스패닉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인구 지형에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9월 말 주내 공립학교와 교사가 학생의 체류 신분을 확인하도록 한 이민법에 대해 연방 항소 법원이 합헌판결을 내린 게 앨라배마 탈출의 도화선이었다.
경찰 단속에 걸려 추방될까 두려움에 떨던 수많은 히스패닉 학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안전한 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뉴욕 등 북부로 다시 올라가거나 불법체류 단속이 거의 없다시피 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로 떠난 이들 이주 행렬에는 합법 체류자도 상당수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틀랜타 한인회장을 지낸 최영돈 변호사는 '불법체류 여부와 관계없이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하도록 한 미국 헌법 규정을 피하기 위해 교사가 학생의 체류신분을 묻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며 '불체자를 자발적으로 떠나게 하려는 게 정치인들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 이민법도 앨라배마 못지않게 불체자에게 가혹하다. 연방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불체자를 숨겨주거나 차에 태워 이동시켜주는 사람도 처벌토록 하는 규정까지 넣었다.
이들 주의 이민법은 불체자를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부메랑이 되고 있다.
저임금을 받고 공사판과 농장 등 3D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대체 인력을 고용하려면 당장 인건비를 많이 올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부동산 침체, 세수 감소, 재정적자 누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내년 초 이민법 시행을 앞둔 조지아주의 경우 히스패닉 노동자 등 1만여명이 텍사스나 인근 테네시, 플로리다 주로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아 주 정부는 히스패닉이 떠난 농장에 중범죄자인 보호관찰 대상자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올해 토네이도 피해를 본 앨라배마주에서는 피해 복구 작업에 투입된 저임금 이민자들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반이민법은 청소용역 회사와 세탁소, 식당, 편의점 등 영세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은 한인 경제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 변호사는 '조지아와 앨라배마 농장에 일하던 불법 체류자들이 떠나서 농작물을 수확할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다'며 '이들을 몰아내 백인 등 시민권자에게 일자리를 준다고 해도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는 게 이민법의 두 얼굴'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10.29)
영세 자영업자 많은 한인 사회도 큰 경제적 피해
미국에서 확산 일로에 있는 이민법 강화가 미국 사회 전반에 예기치 않은 현상을 낳고 있다.
불법이민 단속법의 피해자로 볼 수 있는 히스패닉 주민들의 현실정치 참여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인구 지형이 바뀌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히스패닉에게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으려는 의도와 달리 되레 경제가 움츠러드는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
2010년 미국 인구 조사 결과를 보면 히스패닉 인구가 거의 전 지역에 걸쳐 급증한 가운데 애리조나주의 경우 190만명으로 집계돼 당초 추정치를 8.7%나 밑돌았다.
지난 7월에는 애리조나에서 1년 새 히스패닉 인구가 10만명이나 줄어들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가장 먼저 히스패닉 불체자를 겨냥한 단속법을 도입함으로써 반이민 감정에 불을 지른 곳으로,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인구 감소의 원인을 반이민법에서 찾고 있다.
보수색이 짙은 남부의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에서도 애리조나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앨라배마는 근래 히스패닉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주로 조사됐지만 올해 가장 강력한 반이민법을 도입한 뒤로 '거리에서 히스패닉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인구 지형에 급격한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9월 말 주내 공립학교와 교사가 학생의 체류 신분을 확인하도록 한 이민법에 대해 연방 항소 법원이 합헌판결을 내린 게 앨라배마 탈출의 도화선이었다.
경찰 단속에 걸려 추방될까 두려움에 떨던 수많은 히스패닉 학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안전한 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뉴욕 등 북부로 다시 올라가거나 불법체류 단속이 거의 없다시피 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로 떠난 이들 이주 행렬에는 합법 체류자도 상당수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틀랜타 한인회장을 지낸 최영돈 변호사는 '불법체류 여부와 관계없이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하도록 한 미국 헌법 규정을 피하기 위해 교사가 학생의 체류신분을 묻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며 '불체자를 자발적으로 떠나게 하려는 게 정치인들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 이민법도 앨라배마 못지않게 불체자에게 가혹하다. 연방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불체자를 숨겨주거나 차에 태워 이동시켜주는 사람도 처벌토록 하는 규정까지 넣었다.
이들 주의 이민법은 불체자를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부메랑이 되고 있다.
저임금을 받고 공사판과 농장 등 3D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대체 인력을 고용하려면 당장 인건비를 많이 올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부동산 침체, 세수 감소, 재정적자 누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내년 초 이민법 시행을 앞둔 조지아주의 경우 히스패닉 노동자 등 1만여명이 텍사스나 인근 테네시, 플로리다 주로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아 주 정부는 히스패닉이 떠난 농장에 중범죄자인 보호관찰 대상자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올해 토네이도 피해를 본 앨라배마주에서는 피해 복구 작업에 투입된 저임금 이민자들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반이민법은 청소용역 회사와 세탁소, 식당, 편의점 등 영세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은 한인 경제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최 변호사는 '조지아와 앨라배마 농장에 일하던 불법 체류자들이 떠나서 농작물을 수확할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다'며 '이들을 몰아내 백인 등 시민권자에게 일자리를 준다고 해도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는 게 이민법의 두 얼굴'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