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이민법 제동… 일부 조항 시행중지 명령

미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민단속 조항들을 담은 앨라배마주 이민단속법(HR 56)에 대해 14일 연방 항소법원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조항의 시행중지를 명령했다.

연방 항소법원의 이번 긴급 결정은 공립학교 재학생에 대한 이민신분 조사 등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이민단속법 규정들이 합헌이라는 연방 지법의 판결에 대해 연방 법무부가 제기한 항소에 따른 것으로, 향후 이 법에 대한 심리과정은 물론 각 주정부들의 자체 이민단속법 추진에 제동을 거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제11 연방 항소법원은 이날 앨라배마 이민단속법 가운데 ▲공립학교 재학생에 대한 학교 당국의 이민신분 조사 보고 의무화 규정 ▲이민자들이 영주권 카드 등 이민신분 증명서류를 휴대하지 않을 경우 경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등 일부 독소조항들에 대해 시행을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

이와 함께 앨라배마 이민단속법 중 ▲불법 이민자의 구직행위를 범죄로 간주하는 조항과 ▲불법이민자를 은닉하거나 숙식을 제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조항 등은 이미 연방 지법에서 위헌판결을 받아 무효화된 바 있다.

연방 항소법원은 그러나 ▲경찰이 교통단속이나 체포 때 불법체류자로 의심되는 경우 이민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과 ▲불법체류자들의 운전면허 및 사업면허 등 신청을 금지하는 조항 등은 시행 중지를 하지 않고 효력을 그대로 인정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앨라배마에서 초강력 이민단속법 조항들이 지난달부터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는 이민자 가정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상당수의 이민자들이 타지역으로 빠져나가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