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자 정당한 권리 박탈”

이민당국이 지난 10년간 재판 없이 추방시킨 이민자가 1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이민변호사협회(AILA)가 최근 공개한 ‘정당한 절차 없는 추방’이란 보고서는 이민당국이 지난 10년간 ‘합의추방’(stipulated removal) 형식으로 재판 없이 추방시킨 이민자가 16만 여명에 달한다며 이민당국은 불법이민자들이 정당한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체포된 많은 불법 이민자들은 언어 장벽과 법적 권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다 이민구치소와 이민재판에 대한 이민당국의 오도된 정보 제공으로 인해 재판 권리를 포기하고 ‘합의추방’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민당국은 체포된 불법이민자들에게 이민재판을 받게 되면 장기간 이민구치소에 수감되어야 한다며 ‘합의출국’을 종용해 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민당국이 불법이민자들에게 이민구치소에 대한 부정확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이들이 스스로 이민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민당국이 불법이민자들에게 이민구치소 수감기간을 과장해 이들이 이민구치소 수감을 두려워하게 하거나, 보석을 통해 석방상태에서 이민재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고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불법이민자들이 재판 없는 ‘합의추방’을 선택하도록 유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법무부는 불법이민자들이 정당한 법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이민판사들의 불법이민자 접견을 강화해야 하며 이민당국은 체포된 불법이민자들에게 정확한 법률 정보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