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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법

검거… 추방… 반이민정서 들불처럼

Date: 09/10/2011
유학생 감시 강화

I-20 규정위반 학교 폐쇄 속출

9.11 항공기 납치범들이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 머문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학생에 대한 감시의 눈길도 매서워졌다.

특히 유학생에 대한 감시와 관리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단속 기관인 ICE가 전담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ICE는 산하에 SEVIS라는 유학생 관리 전담부서를 두고 유학생과 유학생에게 I-20를 발급하는 미 전국 학교들에 대한 감시, 감독을 하고 있다.

9.11 이후 강화된 유학생 관리 규정으로 신설된 SEVIS는 유학생 비자 신청자에게 신원정보 및 과거 취업기록을 상세히 적어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 각 대학은 학생이나 방문교수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강의 시간표를 확보해 이를 전산입력해야 한다.

유학생과 I-20 발급 학교들에 대한 감시강화로 9.11 이후 I-20 규정 위반으로 폐쇄되는 학교들이 속출했고 학생비자가 취소돼 강제출국 조치되는 유학생들도 매년 수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2009년에는 샌타애나의 한인 운영 신학교가 I-20 규정위반으로 폐쇄됐고 2010년에는 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 중이던 북가주의 트라이밸리 대학이 폐쇄됐으며 최근엔 한인 학생들이 많은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한 학교에 대한 당국의 대대적인 I-20 규정위반 조사가 진행 중이다.

강력한 이민단속 및 불법이민자 검거 선풍

한해 40만명 추방 초유의 사태

2001년 이후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단속이 미 전국에서 몰아쳤다. 미 전역에서 이민당국의 대규모 급습작전이 빈발해 수백여명의 이민노동자들이 한꺼번에 체포돼 추방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특히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불법이민 노동자들에 대한 일터 급습작전이 성행해 1,000여명에 가까운 수사관들을 동원하는 대규모 작전이 빈발했고, 불법 이민신분의 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등교시키려다 학교 앞에서 체포되거나 대규모 검거작전으로 이민자 가족이 풍비박산 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불법체류 이민자 색출을 위한 이민당국의 체계적인 지역 경찰 공조프로그램도 가동됐다. 시큐어 커뮤니티스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미 전역의 지역 경찰이 범죄 연루자나 체포자들의 지문정보를 채취해 이를 이민당국과 공유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단순 불법이민자들의 검거, 추방이 급증했다.

오바마 행정부 이후 본격 가동된 시큐어 커뮤니티스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추방되는 이민자가 2009년에는 40만명에 육박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2009년의 경우 추방된 이민자는 38만7,790명으로 이중 26만 4,541명이 강제 추방됐고 10만여명이 넘는 단순 불체자들도 신분이 노출되면서 자발출국 형식의 추방조치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한국 국적자들도 300여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민법원마다 넘쳐나는 추방소송

한인소송도 10년만에 10배 폭증

9.11 이후 이민단속 전담기관을 설치한 연방정부의 강력한 이민단속이 10년째 이어지면서 미 전국의 이민법원들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추방소송 적체현상이 나타났고 한인들의 이민소송도 급격히 증가했다.

미 전국적으로 계류 중인 적체 이민소송 건수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2010회계연도 현재 계류 중인 이민소송은 22만8,421건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9.11 이전인 10년 전에 비해 82%가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캘리포니아에서 적체된 이민소송은 5만9,451건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이 중 약 90%인 4만3,000여건이 LA 이민법원에 계류 중이었다.

9.11 이전인 1999년 적체 이민소송이 2만건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10년 새 약 250%가 증가했다.

한인들이 연루된 추방 및 난민신청 관련 이민소송은 2010년 1,494건으로 9.11 이전인 2000년의 238건에 비해 무려 6배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LA 이민법원은 미 전국에서 한인 소송 증가세가 가장 가파르게 나타나 2000년 45건에서 불과 10년 만에 약 10배가 늘어나 소송 당사자들의 국적별 순위에서 9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이민 정서 확산

주마다 고강도 단속법 잇달아

9.11 이후 확산되기 시작한 미국인들의 반이민 정서는 2008년 경기침체를 계기로 더욱 심화돼 보수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불법이민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 유권자들의 대다수가 오바마의 이민정책이 불체자 단속에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유권자 61%는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이민단속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강력한 이민단속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60%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또, 유권자 53%는 자신들이 거주하는 주에 애리조나식의 이민단속법이 통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혀 주차원의 이민단속법 제정 움직임이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이후 번번이 좌절된 포괄이민 개혁안의 표류로 독자적인 이민단속 목소리를 높이는 주정부와 주의회들도 늘어나 지난 해 애리조나주의 강경 이민단속법 제정을 기폭제로 각 주의회나 주정부가 주도하는 새로운 반이민 분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같은 반이민 열풍은 올 들어 더욱 거세져 미 전국 40여개 주에서 1,000여개 넘는 주차원의 이민단속 관련 법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 의회들이 주도하고 있는 이민단속 법안들은 대체로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을 모방한 내용들로 지역 경찰에 이민신분 조사권을 부여하는 것을 핵심조항으로 삼고 있어, 이민관할권을 주장하는 연방 정부와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 지역 경찰의 이민신분 조사권: 애리조나 주의회의 이민단속법 제정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이민단속법안의 핵심적 내용이다. 버지니아주 의회가 이같은 내용의 단속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고 미시시피주 상원은 경찰의 무작위 이민신분 조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앨라배마, 조지아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제정됐다.

뉴멕시코주는 주지사가 나서 행정명령을 통해 경찰의 이민신분 조사를 허용했다. 미시시피,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펜실베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20여개 주에서 이와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제정됐거나 추진 중이다.

▲ 불체자녀 시민권 불허: 부모가 불체자인 경우 미국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연방의회에도 상정됐지만 각 주의회에서도 유사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불체 자녀 시민권 금지법안 추진 전국 모임’이 결성돼 앨라배마, 델라웨어, 아이다호, 네브래스카, 인디애나, 미시간, 미시시피, 몬태나, 오클라호마, 텍사스, 유타 등 보수 성향이 강한 14개 주의회가 참여하고 있다.

▲ 불체학생 공립학교 입학 제한: 불법체류자의 공립대학 입학 금지 및 공립학교 재학 불체학생 추적 법안이 조지아 주의회를 통과했다.

▲ 불체자 고용금지: 정부기관 및 관련 업체뿐 아니라 모든 기업체들이 직원 채용 때 합법 이민신분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는 ‘E-Verify 의무화 법안’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버지니아 주하원이 이 법안을 통과시켰고 켄터키주 상원도 이같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오와주는 이미 취업 전 체류신분을 조회하는 안이 시행되고 있고 유타주에서도 종업원 체류신분 조회가 의무화됐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불체자 고용업주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불체자 고용 때 영업허가를 취소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 불체자 운전면허 취득 금지: 불체자에게 운전면허증 및 신분증 발급을 금지하는 법안의 경우 앨라배마 등 32개 주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이다호주와 미시시피, 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민권자 또는 합법체류 증명서가 없을 경우 갱신 또는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플로리다도 불체자의 경우 이미 발급된 운전면허증 등 각종 신분증을 취소하고 재발급도 불허하는 강력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