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학제 다른데, 없는 초등학교 졸업장 내라니…”

본보 민원인 불편 보도 후 총영사관-병무청 개선조치

한인 2세들의 병역문제 해결을 위한 ‘재외국민 2세 확인’ 신청 때 미국 현지실정에 맞지 않는 서류를 요구하는 불합리한 행정으로 한인들이 겪던 불편이 개선 필요를 지적하는 본보 보도로 결국 사라지게 됐다.

한국 병무청은 재외국민 2세 신청 때 국외 거주사실 확인을 위해 신청자 본인의 초·중·고 졸업증명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해 학제 차이에 따른 신청인들의 불편이 크다는 문제점(본보 8월25일·9월8일자 보도)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재외국민 2세 신청 때 초·중·고 졸업증명서 의무화 제출을 제외시킨다고 밝혔다.

LA 총영사관은 ‘재외국민 2세 신청’ 때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것을 증명하기 위한 초·중·고교 졸업장 제출 의무화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학제가 달라 일부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본보의 지적을 검토한 뒤 지난 2일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관련 절차 간소화 방안을 재외동포 영사국을 통해 병무청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재외국민 2세 확인 때 관련 규정에 따라 18세 이전 국내의 학교에서 통산 3년 이내 수학한 경우 계속 외국에서 거주한 것으로 간주하며, 필요한 경우에 한해 초·중·고교 졸업증명서 등 관련서류를 추가로 요청할 방침’을 확정한 것이다.

총영사관 허태완 영사는 “미국의 학제는 초등학교 1~6학년, 중학교 1~3학년, 고등학교 1~3학년 등 전통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과 달리 교육구 별로 차이가 있으며 가정에서 초·중·고교 과정을 이수하는 홈스쿨링 학생들도 많아 무조건 초·중·고교 졸업장을 요구하는 병무청의 행정에 대한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며 “총영사관은 민원 경감 차원에서 병무청과의 협의를 거쳐 9일부터 재외국민 2세 신청 때 초·중·고교 졸업증명서를 제출서류에서 제외시켰다”고 말했다. 허 영사는 이어 “하지만 재외국민 2세 신청자의 기록이 불확실한 경우에 한해 병무청이 초·중·고교 졸업증명서 등 추가 서류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병무청은 지난 4월27일부터 ‘재외국민 2세 제도’의 일부조항을 개선해 ‘재외국민 2세 확인’을 받으면 한국 내에서 취업 등 영리활동을 하거나 장기 체류하면서 주민등록을 설정해도 병역의무를 부과하지 않도록 하는 지침을 비롯,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지침은 행정상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어 영구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