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 체포 급증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 인근에서 연방 이민당국의 불심검문이 강화되면서 한인 불체자들이 적발돼 추방위기에 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7월27일자 A1면 보도) 이같은 불심검문이 철도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승객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여행 중 체포되는 불법이민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국경 지역에서만 이민신분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진 국경순찰대는 앰트랙이나 그레이하운드를 이용해 여행하는 불법 이민자 적발을 위해 대중교통 승객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불시 신분검사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당국에 따르면 2010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플로리다 지역에서 체포된 2,900여명의 불법이민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그레이하운드 버스나 앰트랙 승객들이었으며 고속도로에서 체포돼 이민구치소에 수감된 불법이민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스티브 크리비 대변인은 “국경순찰대 요원들은 공공 장소에서는 어디든 이민신분을 조사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 국경순찰대 요원들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 국경지역에만 한정되지는 않고 있음을 시인했다.

최근 이민당국은 그레이하운드 승객들에 대한 신분조사를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중간 정차지점에서 무작위로 승객들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하운드와 앰트랙측도 불법 이민자 적발을 위한 불심검문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당국의 신분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레이하운드의 보니 바스티안 대변인은 “우리는 필요한 경우 이민세관단속국(ICE)이나 국경순찰대(BP)의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검문이 언제 어디서 이뤄질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앰트랙 크리스티나 리즈 대변인도 “앰트랙은 오랫동안 이민당국, 지역경찰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며 당국의 불법 이민자 적발에 협조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민구치소에 수감 중인 불법이민자들의 추방소송을 맡고 있는 이민변호사들도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새라 밴 호트웨진 이민변호사는 “그레이하운드에 타고 있다 체포된 불법이민자 추방소송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담당 중인 추방 소송의 20%가 이같은 사례”라며 “2년 새 25퍼센트 이상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발췌 (신문 발행일 2011.08.15)